[중국 경제위기 속으로]③ 중국 내수도 풀썩...고급차 수요도 뚝
  • 윤민화 기자 (minflo@sisabiz.com)
  • 승인 2015.09.11 08:23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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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둔화가 심각한 내수 침체로 진전되고 있다. 특히 수출 부진으로 성장률이 뚝 떨어지면서 그 동안 유지되던 수입 수요마저 위축된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중국 수출이 위축됐다. 줄어든 수출에 중국 수입도 급격히 떨어졌다. 이런 악순환이 글로벌 경기로 넘어갈 우려마저 확산되는 실정이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의 수입액은 8361억위안(약 154조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3%나 줄었다. 이는 블룸버그의 전망치 8%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수입이 10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중국은 수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불황 속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 8월 수출 물량이 5.5%나 줄어들면서 중국은 올해 연간 기준 1.4%의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이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8월말까지 무역수지는 365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입 감소에는 내수 침체로 원자재 수입이 줄어든 게 큰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 총 수입의 12%를 차지하는 원유의 국제가격이 급락해 수입 규모를 크게 줄였다. 또 수입 비중이 높은 철광석이나 구리, 알루미늄의 국제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서 원자재 수출국은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정도가 됐고 이것이 글로벌 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이 줄어든 데는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도 크게 작용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원자재 수출국 뿐 아니라 해외 명품업체들에게까지 타격을 입혔다.

지난 8월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당시 해외 고가 브랜드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8월 10~12일 3일동안 루이비통(10.2%), 스와치(-8.5%), 버버리(-7.8%), 리치몬트(-7.5%), 에르메스(-7.1%), 컬링(-6.5%), 프라다(-5.6%)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중국 내 판매가 많았던 외국 자동차 업체들 역시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달 대비 16.6% 하락한 150만대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그 동안 중국 내 매출 변동이 작았던 고급 자동차 판매도 크게 줄었다. 그동안 견고한 성장세를 지켜오던 독일 업체들조차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체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줄었다.

지난 7월 중국 내 아우디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5%, BMW 판매는 6.2% 줄었다.

이처럼 판매가 급감하자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수요 감소에 대처하려고 판매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판매량 감소는 여전히 줄어들 기미가 없다.

지난 7월 인도 자동차 업체 타타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가격을 대당 5만위안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중국 내 타타자동차 판매는 전달 대비 37%(5409대)나 급락했다.

 

중국 베이징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고급 자동차 가격을 인하한다고 중국 내 수요 감소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준이 롤랜드버거 자동차 부문 전략 컨설턴트는 “중국 내 새 차 주문도 줄었다"고 말했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국 내 자동차 생산 공장들도 타격을 받았다. 청두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은 지난 6월 다수 근로자들에게 13일 휴가 조치를 내렸다. 이후 휴가는 11일 연장됐다. 한 공장 관계자는 “7월에 20일 넘는 휴가를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내수시장 침체 여파는 스마트폰 시장까지 옮겨 붙었다. 지난 2분기(4~6월)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하락했다. 6년 만에 첫 하락세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 주요 도시 거주자 10명 중 9명은 이미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내수 부진으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에선 내수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감세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전 모건 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였던 앤디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세금을 2조위안 정도 줄여야 한다"며 “(감세가) 소비를 크게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감세를 통해 자국 내 소비를 증진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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