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블랙’ 성공할까...우버 블랙과 다른 점 3가지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5.10.20 18:24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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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정 맞추고 이해관계자 설득, 서비스도 체계적으로 관리
카카오가 20일 고급택시 브랜드 ‘카카오택시 블랙’을 발표했다./사진=카카오

카카오가 20일 고급 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 출시를 발표했다. 출시 행사장에선 유사한 고급 운송 서비스인 ‘우버(Uber) 블랙’과 차이를 묻는 질문들이 나왔다. 고급 차량으로 운행하는 서비스 형태와 ‘블랙’이라는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정주한 카카오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카카오택시 블랙 기본요금은 8000원”이라고 말했다. 택시 요금도 서울시 인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우버 기본요금이 5000원인 것에 비해 비싼 편이다.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기존 중형 택시와 모범 택시 등 다양한 운송요금을 고려해서 기본 요금을 정했다”면서도 “우버 블랙과 비교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가 우버와 전혀 다른 개념의 서비스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우버가 국내 시장에서 드러낸 결점을 보완했다.

우버와 카카오택시는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업계에선 카카오 블랙의 성공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사정에 적응 못한 우버와 달리 카카오택시, 특히 카카오 블랙 서비스는 차별화에 성공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법·규정 지켜 사업 리스크 없애

우버 블랙은 국내에서 렌터카 업체 차량을 영업용으로 운행했다. 사업용 차를 빌려 영업해 돈을 버는 것은 운수사업법 위반이다.  이로 인해 우버 블랙은 일반 승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버 블랙은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만 이용할 수 있다.

우버 택시가 세금을 제대로 산정할 수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우버는 택시를 운행하는 가입자에게 20% 운임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우버에 수수료에 대해 과세하기가 어렵다.

정주한 카카오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블랙이 법적 요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택시 자체도 기존 택시 운송사업자와 고객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라 법적 문제가 불거지지 않고 있다.

9월 15일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힌 것도 카카오 측에 호재다. 기존 중형택시나 모범택시와 달리 배기량 2800cc이상 차량도 택시 운행이 가능해졌다. 카카오택시 블랙 시범사업 차량은 벤츠E클래스 3000cc차량이 대부분이다.

카카오택시의 운임 요금은 택시운송 사업자에게 가기 때문에 납세 문제도 없다.

카카오측은 각종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법 위반 문제에 신경 쓰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정주한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시 인가를 받은 뒤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실제 인가가 예상보다 미뤄지면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블랙 서비스 시연을 미루기도 했다.

◇ 이해관계자와 협력...호의적 반응 이끌어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택시조합과 협력해 나온 서비스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지난 8월 12일 서울택시조합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선 16개 택시 사업자가 고급 택시 서비스에 참여한다. 운행 차량은 이 운수 사업자가 구매해 택시로 등록한다. 따라서 운수업체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조가 필요하다.

행사에 참가한 오광헌 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서비스하기 위해서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데 16개 회사 대표가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협조는 카카오가 오랜 기간 이해 관계자들과 신뢰를 쌓아온 결과다. 카카오는 지난해 8월 카카오택시 서비스에 대해 처음 발표하면서 서울택시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시보다 최소 10개월 전부터 서울택시조합과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기존 운송사업자와 오랜 논의 끝에 협조 관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 서비스 관리로 신뢰확보...승객 불안감 없애

우버는 도입 당시 운행 기사의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았다. 기사 신원이 불확실해 승객에게 불안감을 준 탓이다. 실제로 인도 우버 택시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저지른 성폭력 사건이 외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카카오택시는 이런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했다. 우선 카카오택시 운전자는 서울 택시 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기사들이다. ‘안심 메시지’ 서비스도 고객을 안심시킨다. 안심 메시지는 카카오택시 이용자가 원할 경우 해당 택시 번호를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전송한다.

고객이 택시를 호출한 후에도 운전기사의 정보를 알 수 있다. 배차가 결정되면 해당 기사의 이름과 차번호가 앱 화면에 표시된다.

기사 관리도 체계적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블랙 서비스를 관리하기 위해 하이앤과 협약을 맺었다. 하이앤은 블랙 서비스에 투입될 기사를 선발하고 교육한다. 기사들은 일주일간 승무원 수준 교육을 이수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방법도 배운다.

서비스 관리가 엄격한 만큼 기사들에 대한 대우도 좋다. 기사들은 서비스에 참여하는 택시회사에 채용된다. 월급은 300만원 수준이다. 기존 택시 기사들과 달리 사납금을 내지 않으므로 무리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고객에게 친절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마련한 시스템이다.

정주한 부사장은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세계적인 수준으로 기사들을 교육했다”면서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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