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공지능으로 구글 검색 사업에 도전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5.11.23 16: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으로 사용자 맞춤 서비스 준비해, 구글은 인공지능 소스 공개하고 생태계 활성화 노력
(페이스북은 알렉산더 르브런이 창립한 Wit. Ai를 인수하고 인공지능 메신저 서비스 M을 출시했다./사진=페이스북)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간 인공지능 경쟁이 뜨겁다. 사용자와 기업 상품·서비스를 연결시키는 사업모델이 기술 발달로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넨셜타임스(FT)는 페이스북(Facebook)이 월 15억 사용자를 통해 자사 인공지능 시스템 ‘엠(M)’을 학습시킬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앞으로 인공지능 서비스가 기존 검색 서비스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꽃 배달을 원하는 사용자가 검색창에 ‘꽃 배달’을 치고 원하는 링크를 찾았다. 인공지능이 상용화되면 이제 사용자가 메신저로 인공지능에 꽃 배달 예약을 대신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현재 검색 업계 세계 1위는 구글이다. 때문에 페이스북이 인공지능 시장에서 구글과 경쟁에서 이긴 후 이 분야를 장악하려 한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 뭐든 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 M

M은 메신저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사용자가 무언가를 요구할 때 맞춤형 답변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M의 역할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용자가 뭘 요구하는 지 가르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그 작업은 훈련가(Trainer)라 불리는 직원들이 팀을 이뤄 하고 있다.

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정은 애플 시리(Siri)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와 다른 것이다. 시리나 코타나가 미리 처리 가능한 업무를 부여받고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시작했다면 M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훈련가들은 가상의 대화를 통해 M을 단련시킨다. M에게 가상의 임무를 주고 M이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답변이나 해법을 내놓으면 이를 수정한다. M은 이 모든 과정을 보고 스스로 옳은 대응 방법을 배워간다.

이 열린 체험 방식 교육의 장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에서 시리와 대화해 본 사용자는 곧 시리가 특정 임무 외에는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시리에 부여하는 임무를 제한한다. 매일 오늘의 날씨나 물어보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론 인공지능이 발전할 수 없다.

페북은 향후 월 15억 명에 달하는 자사 서비스 사용자로 하여금 M을 학습시키도록 할 계획을 세웠다. 페북은 이뿐 아니라 매 분기 매출의 30%, 13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가상현실이나 인공지능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쓰이고 있다.

◇ 진화하는 검색 서비스

웹기반 검색 서비스 시장은 포화상태다. 거기다 사용자들이 개인용 컴퓨터(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플랫폼 전환의 시기를 겪고 있다.

모바일의 특징은 사용자가 역동적이라는 점이다. 네티즌은 이동하면서 장소를 옮기고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 자기 선호에 맞는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한다. 즉 모바일 기기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경향에 맞춘 서비스가 구글 나우(Google Now)다. 구글 나우는 사용자 위치와 시간, 검색 히스토리에 따라 적시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먼저 찾지 않아도 원하는 서비스를 미리 제공하는 것이다. 회의 시간에 맞춰 알람을 해주기도 한다.

국내 검색 포털들도 여기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역동적인 모바일 사용자의 특성에 맞춘 ‘라이브 검색’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라이브 검색도 모바일기기 사용자로부터 수집할 수 있는 각종 장소 정보, 검색 정보, 댓글 등을 활용한 것이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이런 맞춤형 검색 시스템의 ‘완성형’이라 볼 수 있다. 갖가지 업무능력을 학습한 인공지능 툴이 사용자가 그 상황에서 원할만한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넷마블은 게임 유저들에게 상황에 따라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엔진 ‘콜럼버스’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돈 되는 인공지능, 페이스북의 도전 성공하나

검색 엔진은 황금을 낳는다. 방문자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곧 광고주의 홍보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이 분야를 차지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처음 뉴욕 증시에 상장됐을 때 모두 우려하던 것이 서비스의 수익모델”이라면서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수익모델은 결국 접속자와 상품,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인수한 Wit. Ai 창업자인 알렉산더 르브런(Alexandre Lebrun)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주커버그(Zuckerberg)가 제품 일반에 매우 관여하고 있다”면서 “그는 특히 인공지능에 대해 고려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중심 세계는 웹서비스 기업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휴대용 기기를 통해 개인화된 정보가 맞춤형 광고, 즉 타겟 소비자 대상 광고를 가능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즈피드(Buzzfeed)는 최근 M 사용 체험을 보도하면서 이 서비스가 구글에 대항하는 페북의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되리라 분석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