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기본급 8만5000원↑ 잠정합의...노조 “실망스럽다”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12.24 10:43
  • 호수 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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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기 위원장 내세웠던 ‘임금 15만원 인상’ 절반 수준
박유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장(노조위원장). / 사진=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현대자동차 노사가 23일 10시간을 넘기는 장시간 진통 끝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노사는 지난 6월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9월22일까지 총 28차례 교섭을 진행, 노조 집행부 선거 이전 타결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새롭게 당선된 박유기 노조 집행부와 지난 15일 협상을 재개, 미타결 쟁점을 중심으로 집중교섭을 벌여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잠정합의안을 두고 박유기 집행부의 ‘절반의 성공’이라 말한다. 연내협상 성공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핵심쟁점이었던 통상임금과 임금피크제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내년 단체교섭으로 넘겼다. 노조 내부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차에 따르면 노사는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신(新)임금체계 도입 문제를 내년 단체교섭까지 연장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가 절대 수용불가 입장을 밝혀온 임금피크제는 간부사원을 우선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적용 시 임금은 전년대비 각각 만 59세 간부는 10%, 만 60세 간부는 10%씩 줄어든다.

또한 현재 만 58세를 정점으로 ‘59세 동결, 60세 전년 대비 임금 10% 감소’ 형태로 운영 중인 조합원 대상 임금피크제는 내년 단체교섭에서 합의해 시행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이 선거 기간 내 외쳤던 ‘임금 15만6000원 인상’도 좌초됐다. 노사는 물가상승률, 내년 경기상황 등을 감안, 기본급 8만5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사측이 최종안으로 제시했던 8만1000원 인상안에 근접한 결과다.

성과 격려금 역시 당초 사측이 제시했던 ‘성과금 400%+300만원’ 안보다 후퇴했다. 노사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된 경영실적을 반영해 성과급 300%+2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박 위원장이 줄곧 주장해 온 ▲노조의 해외/국내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해고자 복직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 인사 경영권 관련 요구에 대해서는 회사가 수용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다만 노조가 주장해온 주간연속2교대제 수정 요구는 사측이 받아들였다. 노사는 8+8 근무형태 도입 합의에 성공, 2조 잔업 근무시간을 축소하는 대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생산량 및 임금을 보전키로 합의했다.

노사는 이 밖에 ▲고급차론칭 격려금 50%+100만원 ▲품질격려금 50%+100만원 ▲별도합의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실상 실망스러운 결과다. 다만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며 내년 교섭에 따라 임금피크제나 성과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아직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최종투표도 남았다. 집행부 역시 노조 내 의견을 수렴하고 추후 보완사항을 살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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