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⑧ '소탈 경영' 김택진, 내년 모바일에 승부수
  • 정윤형 기자 (diyi@sisapress.com)
  • 승인 2015.12.30 17:48
  • 호수 136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년 재도약 위해 모바일 게임 개발 의지 보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뉴스1

"우연히 동생 방에 있는 개인용 컴퓨터 애플Ⅱ를 보고 컴퓨터의 세계에 빠졌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입학 후 대학 내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컴퓨터를 공부했다. 밤늦게까지 한글 소프트웨어 개발에 몰두했다"

대학원 졸업과 대기업 입사, 보스턴 전자연구소 근무 후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업한 그는 바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다.

엔씨소프트는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김택진 대표는 소통을 하며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게임 개발을 위한 회의에도 참여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김 대표는 직원들과의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NC다이노스 야구경기를 직원들과 함께 관람하기도 한다.

엔씨소프트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한 것은 간판 게임 리니지 덕이다. 리니지에는 ‘최초’, ‘처음’ 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1998년 리니지가 처음 등장하자 사람들은 사실적인 그래픽을 보고 한국 게임 같지 않다며 놀랐다.

리니지 게임은 수익창출 방식도 독특했다. 당시로써는 획기적으로 PC방을 활용해 수익을 얻었다. PC방에서 정액제 요금을 내는 이용자에게 리니지를 제공한 것이다. 리니지 게임이 인기를 얻으며 2000년에 국내 최초로 동시 접속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때 수익이 570억 원이었다.

2003년 10월 출시한 리니지2는 출시 두 달만에 20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08년 리니지2로 외국시장을 개척했다. 당시 70여 개국에서 1400만 명의 회원이 리니지2를 이용했다. 하지만 일상생활도 하지 않고 리니지 게임에만 몰두하는 이용자가 생겨나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가 계속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리니지 성공 후 기세를 몰아 2001년 북미에서 리니지 정식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이후 거금을 들여 게임 개발자 리처드 개리엇을 영입했고 그와의 합작품 ‘타뷸라 라사’를 출시했지만 저조한 실적을 냈다.

2012년 김택진 대표는 미국의 대형 게임사 일렉트로닉아츠(EA)를 인수하기 위해 넥슨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EA인수가 실패로 돌아가고 넥슨과 공동으로 작업하던 마비노기2의 개발마저 중단해야 했다. 이후 주식 지분으로 두 회사는 또 한번 갈등을 겪었고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아야 했다. 결국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두 회사의 갈등은 끝이 났다.

김택진 대표는 2016년을 재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넥슨과 완전히 결별하며 김택진 대표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넥슨이 경영권 참여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에 집중을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해소 되면서 게임 개발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주주가치 확대와 게임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도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모바일 게임들을 출시하고 MXM과 리니지 이터널의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한다. 또 지난 리니지 17주년 기념행사에서 밝혔듯이 리니지를 활용한 웹툰, 영화, 애니메이션 등도 내년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택진 대표는 특히 모바일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다. 자사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과 북미•유럽을 겨냥한 모바일 게임을 활발히 준비 중에 있다. 현재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버전은 중국에서 순조롭게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고 리니지 모바일 버전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김택진 대표 프로필

1967년 3월 14일 서울 출생

1985년 대일 고등학교 졸업

1989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졸업

1991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석사 졸업 / 현대전자 입사하여 보스턴 R&D 센터 근무

1997년 엔씨소프트 창업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