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게임산업]③ 중국의 한국시장 진출
  • 원태영 기자 (won@sisapress.com)
  • 승인 2016.01.22 16:49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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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잠식 우려...IP 확보, 국내 업체 지분 확보 등 시도
텐센트가 일본 반다이남코와 함께 만든 , 일본 인기만화 나루토 IP를 이용해 만들었다. / 사진=텐센트

국내 게임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이 규제로 인해 주춤한 사이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게임업계가 중국 자본에 지배돼 국내 게임사가 하청업체로 전락할거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0년 2만658개였던 국내 게임업체 수는 2014년 1만4440개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7조원 대에서 9조원 대로 커졌지만, 성장률은 12.9%에서 2.6%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중국 게임 성장률은 2010년 22%에서 2014년 28.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게임시장 규모도 약 7조원에서 20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중국 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업체들의 지분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 유통사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 지분 25%, 네시삼십삼분 지분 24%(컨소시엄), 파티게임즈 지분 14%를 보유 중이다. 아울러 게임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 지분도 9%를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이 한국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이 세계 게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고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력과 기술력도 중국으로 유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지배가 심화될 경우, 국내 게임 개발사가 하청업체 지위로 몰락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병헌 의원도 지난해 발간한 정책자료집에서 중국 자본 유입을 국내 게입산업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웹게임 시장은 이미 중국산 게임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다. 웹게임은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웹 브라우저를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의미한다. 국내 개발사들은 직접 웹게임을 개발해 자체 서비스하는 것보다, 중국산 웹게임을 들여와 국내에 서비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다퉈 중국게임을 수입했고 현재는 국산게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아울러 최근에는 중국 게임사들이 고급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 정호윤 애널리스트는 지난 21일 “중국 게임사들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IP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정 애널리스트는 “IP에 기반한 게임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해외시장에서도 낮은 마케팅비용으로 흥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중국산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과거보다 나은 흥행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 한국게임을 중국에 퍼블리싱하면서 성장한 중국 업체가 이제는 한국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중국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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