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창원-거제-울산-포항’ 잇는 ‘영남권 진보 벨트’ 복원하겠다”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03.21 14:31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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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교섭단체에 필요한 20석 목표 정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미국의 한 정치학자는 유력 정당과 군소 정당은 당의 크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종류’가 다른 당이라고 표현했다. 군소 정당은 압력단체일 뿐이고, 유력 정당이 돼야 ‘진짜 당’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4·13 총선을 기점으로 유력한 진보적 대중 정당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 정의당의 목표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정의당은 남들이 쉽게 낼 수 없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당과는 다르다”며 “물구나무를 서더라도 유력 정당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시사저널 박은숙

정의당이 다른 당과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가.


정의당은 약자들이 스스로 만들고 키워온 정당이다. 우리는 비정규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싸워왔다. 하지만 정당 운영을 시작한 이래 어떤 영화(榮華)와 관직도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되레 그 점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금기어나 다름없는 복지·노동 같은 말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기득권과 타협하지 않고 일관되게 맞서 싸운 힘이야말로 정의당의 장점이라고 자부한다.

‘정의로운 경제’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는데.


우리 당이 제안한 ‘정의로운 경제’는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고, 노동 가치가 존중되고, 환경과 공동체가 공존하는 경제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정의로운 경제’는 1차적으로 월급을 인상하고, 2차적으로 선진 복지를 구현해서 소비 성향이 강한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국민경제의 소비를 최대한 늘리는 방안이다. 무엇보다 평균 월급을 300만원으로 인상하는 정책에 집중하려고 한다.

‘월급 300만원’ 공약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015년 8월 기준 평균 임금은 230만원이고, 월 2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가 1100만명 정도다. 우리 당이 제시한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플랜은 이 평균 임금을 2020년까지 300만원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평균 임금을 23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리기 위해 연평균 7.6%(현재 3.6%)의 임금 상승이 향후 4년 동안 이뤄져야 한다.

‘평균 월급 300만원’ 플랜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은 세 가지다. 먼저 최저임금을 현행 시간당 6030원에서 3년에 걸쳐 1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시중 노임단가를 올리는 방안이다. 시중 노임단가는 공공 부문의 최저임금 격으로, 현재 시급이 8200원 정도 되는데 정부가 이를 지키지 않은 채 일반 기업의 최저임금 수준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공기업과 대기업의 CEO(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임금상한제를 실시하는 방안이다. 고위 임원 연봉을 제한해 하위직 노동자 임금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정의당이 최우선으로 주력하고 있는 총선 지역은 어디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당의 이번 총선 목표 가운데 하나가 창원-거제-울산-포항을 잇는 영남권의 진보 벨트를 복원하는 것이다. 우리 당의 간판 격인 노회찬 후보가 창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창원의 경우 ‘노동자 서민의 도시’로 권영길 전 대표를 두 번이나 당선시킨 진보정치 1번지다. 울산 역시 노동운동의 메카로서 최초로 진보 정당에 기초단체장을 맡긴 도시다. 이런 곳을 새누리당의 영원한 텃밭인 양 내버려둘 수 없다. 영남을 중심으로 지역주의와 양당 체제를 혁파하는 진앙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정의당의 4월 총선 목표는 몇 석인가.


우리 당의 목표는 ‘물구나무를 서더라도 유력 정당이 되는 것’이다.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진보적 대중정당이 되고자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이를 위해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현재 5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민생 우선 정책 제일’의 정당이란 점을 각인시켜 유권자의 선택을 받도록 하겠다.

지난해부터 ‘청년후보 출마’가 논의됐고, 청년정당 비전 발표도 내놓은 바 있다. 정의당이 발굴한 청년 후보들은 누구인가.


정치권에서는 청년 고용 절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작 청년정책은 립서비스 대상에 머물렀을 뿐 법안 통과는 등한시했다. 뿐만 아니라 청년후보는 선거기간 이벤트로 소모됐다.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우리 당의 청년후보 7명은 여느 청년유권자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친구들이다. 학원 강사, 대학원생, 청년 자영업자로 분투해온 후보도 있고, 시민단체나 청소년센터에서 활동해온 풀뿌리 활동가 출신도 있다.


이들 스스로 ‘청년을 소외시키는 정치, 청년의 손으로 종결하겠다’면서 후보단 이름을 ‘종결자들’이라고 지었다. 미국의 진보적 정치인 버니 샌더스 후보의 정치 입문나이가 30대 초반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우리 당의 청년후보군은 미래 한국의 버니 샌더스가 될 만한 재목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

개성공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어떻게 보나.


박근혜 정부의 대책 없는 대북 조치는 싹쓸이 한판에 모든 판돈을 다 거는 일종의 도박과 다름없이 비친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통해 들어간 자금이 북한의 군사력 보강에 쓰였다고 강변하는데, 이를 뒤집어보면 자신들의 기존 정책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자학적 평가다.

개성공단은 세계가 주목하는 남북 협력의 상징이고 우리 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제공한 평화의 마지막 숨통이다. 개성공단은 정상화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너무 악화돼서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정부가 우선 기업의 총 손실을 보전해주는 보상책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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