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터키 1위 영화사업자 8000억원에 인수
  •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4.0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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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 6개국에 2589개 스크린 보유한 세계 5위 극장 부상
4일 저녁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무랏 악트라그룹 대표(왼쪽)와 서정 CJ CGV대표가 인수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 사진=CJ CGV

CJ CGV가 터키 최대 영화사업자를 인수하며 터키 시장 진출에 발판을 마련했다. CJ CGV는 이번 인수를 통해 스크린 좌석 기준 세계 5위 극장 사업자로 거듭났다.

CJ CGV는 4일 저녁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터키 최대 영화사업자인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이하 마르스) 측과 이 회사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마르스의 대주주인 오디세이(Odyssey S.A.R.L.), 마르스 설립자 무자파 일드름 등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인수 총 금액은 6억 500만 유로(한화 약 8000억 원)이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외 재무적 투자자들이 공동 참여했다.

마르스는 총 세 개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터키 최대 멀티플렉스(브랜드명 ‘씨네맥시멈(Cinemaximum)’)를 운영하고 있는 극장 사업부 ▲터키 로컬 1위 투자∙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영화 사업부 ▲영화관 광고를 맡고 있는 미디어 사업부다. 이번 계약에 따라 CJ CGV는 터키 시장에서 영화 상영과 투자‧배급, 광고까지 전 분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씨네맥시멈은 현재 앙카라, 이스탄불, 이즈미르 등 28개 도시에 총 83개 극장, 736개(2016년 3월말 기준)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2400여 만 명의 관객이 찾아 약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터키 전체 박스오피스의 42%(2015년말 기준)를 점유해 터키 1위 극장 체인으로서의 위상을 굳게 지키고 있다. 2위 사업자인 아브샤(Avsar)보다 스크린 수가 5배나 더 많다.

영화 사업부는 2014년에 투자‧배급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터키 3대 메이저 로컬 제작사의 배급권을 확보해 외국 직배사들을 제치고 1위 배급사 자리를 굳혔다. 터키의 경우 자국 영화 비율이 60%에 육박한다. 미디어 사업부도 터키 영화 광고 시장의 87%를 점유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CJ CGV 측은 마르스 인수 후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국내외에서 축적해 온 극장 사업 노하우도 전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CJ CGV의 기술력이 발휘된 4DX, 스크린X, 스피어X 등 특별관을 통해 영화 관람 문화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CJ CGV는 이번 인수로 국내와 해외 6개국(중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에 332개 극장 2589개 스크린을 보유하게 되면서 세계 5위 극장으로 거듭났다.

서정 CJ CGV 대표이사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1만 개 스크린을 확보해 글로벌 1위 컬처플렉스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터키 진출을 결정했다”며 “CJ CGV는 문화공룡 미국과 중국에 맞설 토종 문화기업으로서 면모를 키워 해외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터키는 전체 면적이 한반도의 3.5배에 달하고 약 78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16위 인구 대국이다. 터키 영화 산업은 최근 5년간 연평균 박스오피스 성장율이 약 20%에 달해 세계 평균 성장률 7%를 크게 웃돌고 있다. 아직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횟수가 0.9회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도 큰 나라로 평가된다.

특히 터키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는 국가다. 최근에는 한국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리메이크한 ‘Evim sensin(나의 집은 너다)’, ‘오직 그대만’을 리메이크한 ‘Sadece sen(다만 당신을)’ 등이 크게 히트했다.

한편 CJ CGV는 극장운영업을 하는 인도네시아 PT Graha Layar Prima Tbk. 주식 8610만2766주도 취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347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8%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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