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외국 합작 통한 해외사업 확장 추진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4.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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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윤활기유, 전기차 등 전방위적 파트너링 강화 나서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전경. /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역량 강화를 위해 외국기업과의 합작을 강화하고 있다. 합작 사업을 하게 되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기술력 증진, 판매 네트워크 확보, 자금 조달 등에 있어 유리한 까닭이다.  

SK이노베이션이 사업 확대 논의를 위해 동업자 모시기에 나섰다. 중국 우한 리파이너리(Refinery)와 중한석화 경영진, 스페인 석유·가스 기업인 렙솔(Repsol) 경영진이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을 찾았다. 이들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들은 SK이노베이션 생산 공장을 둘러보며 사업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의논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통해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각 분야 대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 국내외 합작 공장을 건설하고 마케팅과 유통을 함께 추진하는 전략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부터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강조해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중국 현지 법인을 방문했을 때도 "중한석화와 같은 제2, 제3의 파트너링을 성사시켜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가속화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2014년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합작해 설립한 종합화학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전략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 경험이 있다. 중한석화는 2014년 1월 상업 가동에 들어간 납사분해설비(NCC)를 통해 연 250만톤 규모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 공장은 상업 생산 첫 해인 2014년에 영업이익 14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3배가 넘는 영업이익 4650억원을 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루브리컨츠와 렙솔이 합작해 만든 법인 일복(ILBOC)도 성공 사례 중 하나다. 이 합작 법인은 2012년부터 총 3억3000유로(약 4700억원)를 투자해 지난해 9월 완공했다.

이로써 SK루브리컨츠는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세계 최대의 고급 윤활유 수요처인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울산과 인도네시아 두마이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톤) 윤활기유를 생산해 글로벌 석유화학 회사인 엑손 모빌과 쉘에 이어 세계 3위의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도 합작을 통해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1월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BESK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능력을 개선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뿐만 아니라 독일 자동차 제조 회사인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전기차 프로젝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결실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한석화는 제품을 중국 내에서 판매할 때 시노펙의 브랜드파워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었다"며 "합작 사업을 하게 되면 기술력과 판매 네트워크 확보, 자금 조달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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