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의 소자본창업 마케팅] 매출 도약을 위한 단체 고객 유치의 비결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5.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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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스무 번 보다 호박 한 번 구르는 게 낫다.’

 

외식업에서 단체 고객을 두고 하는 말이다. 텅 빈 매장에 단체 고객이 우르르 들어온다고 가정해보자. 실내는 갑자기 생기가 돌고 활기가 넘친다. 직원들은 접시를 들고 날아다니고, 주방은 모든 화력을 총동원해서 음식을 준비하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요즘 같은 불황에 생각만 해도 멋진 상상이 아닐 수 없다. 

 

단체 고객의 기준은 몇 명일까? 매장 규모마다 다르겠지만 실평수 33㎡에서 66㎡ 정도의 매장이라면 6명만 돼도 단체 손님으로 볼 수 있다. 165㎡에서 3000㎡ 정도의 대형 매장이라면 20명, 30명도 단체로 유치할 수 있다. 특히 중대형 매장일수록 단체 고객 유치 전략이 중요하지만 작은 매장도 예외는 아니다. 고객을 찾아가는 전략으로 단체 고객 공략작전을 펼 수 있다. 단체 고객 유치를 통한 ‘호박 굴리기’ 방법,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정성스런 고객관리가 단체 고객 유치 비결 

 

단체 고객을 많이 유치하려면 ‘맛’과 ‘서비스’의 충족이라는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 만족한 고객 한 명이 단체 고객을 끌어오기 때문이다. 

 

경기도 김포 양곡에서 578㎡가 넘는 대형 한식패밀리레스토랑 ‘이바돔외식패밀리’를 운영하는 오용두 사장(58)이 그 예다. 오 사장은 고객 성향을 노트에 꼼꼼하게 기록하는 걸로 유명하다. 좋아하는 메뉴, 동반 고객 등의 분석을 통해 고객 취향을 파악하고 미리 서비스를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그의 노력은 당연히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다. 가족단위로 왔거나 점심 식사를 위해 삼삼오오 매장을 찾았던 고객이 기업이나 동아리 회식, 가족 친지 모임 장소로 이곳을 다시 찾는다.

 

덕분에 이바돔 김포 양곡점에는 유달리 인근 자영업자들의 단체 모임이나 회식이 많다. 우연히 매장에 들렀던 고객들 중에서는 오 사장의 서비스와 매장 규모, 맛을 기억했다가 마곡지구나 강화에서 일부러 김포 양곡점을 찾기도 한다. 오 사장이 운영하는 매장의 주중 매출은 200만~300만원대인데 주말에는 400만~500만원이 넘는다. 매장 인근 주택수는 1만세대가 채 안되는데도 매출이 높은 건 단체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매장규모가 큰 것도 단체 고객 유치에 유리한 점이지만 맛이나 서비스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재방문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오 사장의 말이다.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나 단골고객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단체 고객 유치의 비결이 되기도 한다. 전남 순천에서 ‘신화정’이라는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김미자 대표(54)가 그런 사례다. 김 대표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귀한 손님처럼 대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정성스런 마음가짐은 CEO아카데미 등 외부 커뮤니티 활동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커뮤니티에서 행사가 있을 때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제품을 사은품으로 협찬 하는 등 통 큰 배려를 통해 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각별한 접객 덕분에 주요 단골들에 의해 단체 고객들이 늘어나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10평 매장도 단체주문 유치하면 매출 껑충 

 

작은 매장들도 단체 고객 유치 전략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단체 고객을 만들고 찾아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단체 주문 배달이나 단체 고객들의 테이크아웃은 소규모 매장에 큰 힘이 된다. 10평짜리 도시락 전문점이나 분식점들이 평수대비 놀라운 매출을 올리는 숨은 비결이기도 하다. 

 

재래시장통에 있는 김밥 프랜차이즈 ‘얌샘’ 금호점은 33㎡(10평) 남짓한 매장에서 하루 20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결은 테이크아웃과 배달 덕분이다. 특히 심심찮게 들어오는 단체 주문은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된다. ‘얌샘’ 목2동점 역시 인근 직장인들의 단체 주문이 협소한 매장이 한계를 뛰어넘는 비결이다. 16년 역사를 가진 얌샘은 최근 건강에 좋은 컬러김밥을 선보였다. 이색적인 이 웰빙 김밥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행락철 단체 주문이 늘면서 매출 증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분식점은 물론 전문점 이미지가 강한 음식점도 단체고객을 많이 개척하면 매출을 껑충 높일 수 있다.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MBC방송국 지하 1층에 있는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는 상권 입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방송국 근무자들은 야외 촬영이나 방송 준비로 바쁠 때면 식당 갈 시간도 없이 바쁘게 일을 하는 특성이 있다. 제작팀 숫자가 많아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50명까지 한꺼번에 주문이 들어온다. 한 번의 주문으로 단번에 큰 매상을 올릴 수 있다. 코코이찌방야 상암점 노경호 점장은 36평의 아담한 매장에서 놀라운 매출을 올리는 비결 중 하나가 점포 주변에 단체 주문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체 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 점장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코코이찌방야의 장점인 메뉴 다양성을 자주 강조한다. 코코이찌방야는 토핑 종류, 카레의 매운 맛 정도, 밥 양을 조절할 수 있어 선택 가능한 메뉴가 수천가지에 달한다. 단체 주문은 숫자가 많아 취향이 다양하므로 이를 충족시키는 구색을 갖춰야 한다. 

 

오피스가(街)라면 각종 회의나 교육이 단체 고객 확보의 타깃이다. 된장을 활용한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만드는 내츄럴 베이커리 전문점 ‘브레댄코’ 광화문점은 오피스가의 단체 고객이 매출 증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하철역에 자리 잡고 있어 출퇴근 시간에 고객이 몰리는 게 이 매장의 특성. 상대적으로 손님이 적은 해피아워에는 인근 오피스가의 케이터링 주문을 소화하는 시간이다. 회의나 교육에 빵과 커피 등을 세팅해주는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커피와 빵값 외에 테이블 세팅을 해주는 출장 서비스 비용을 별도로 받는다.   

 

찾아가는 서비스로 프리미엄 얻는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웨스턴돔에서 도시락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근수 사장은 인근 방송국과 대형 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단체 주문을 많이 유치하는 사례다. 손님이 적은 시간에 직접 영업을 위해 간식을 챙겨들고 방송국이나 병원을 방문하는데 덕분에 대형병원의 창립기념행사 단체 도시락을 수주한 경우도 있다. 매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교사를 학교까지 데려다 줬다가 감동받은 고객에 의해 600여개의 단체 도시락을 납품한 적도 있다. 

 

가로수길에 있는 카페 ‘니니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단체 고객을 확보한다. 커플매니저 등과 제휴해 결혼 전 친구모임인 브라이덜 샤워 파티를 유치하기도 하고, 와인 동호회 활동을 통해 별도의 코르크차지 없이 와인 동호회에 모임 장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카페 니니스는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 가공된 230년 역사의 오트밀을 이용한 오트밀 리조또가 인기 메뉴인데 덕분에 ‘웰빙 건강을 생각하는 여성 동호인 모임’이 이곳에서 자주 열린다. 단체 고객들에게는 유리문이 있는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고 재방문 쿠폰을 증정하기도 한다. 자주 방문하는 단체 고객에게는 본 주문 이후 커피 무한리필 서비스도 제공한다. 장시간 대여를 원하는 단체 고객들을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할 경우 별도 비용을 받고 반나절 가량 전체 매장을 대여해주기도 한다. 

 

치솟는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상승으로 소자본 창업자들의 이익률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원플러스 원 전략이 필요하다. 한정된 차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는 단체 고객 유치가 큰 도움이 된다. 지금 당장 상권을 조사하고 우리 고객들의 면면을 들여다보자. 단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다. 

 

 

[상자] 단체고객 유치 10계명

 

1. 먼저 상권을 분석하라. 당신의 단체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2. 기본을 다져라. 품질이나 서비스가 충족되지 않으면 뜨내기 단체고객만 찾아온다. 

3. 단체 고객을 위한 우대 정책을 만들어라. 특별한 선물, 재방문 쿠폰 등 무엇이든 좋다. 

4. 필요하면 고객을 찾아 나서라. 교회, 기업, 학교, 병원 등  단체 주문은 어디든지 숨어있다. 

5. 작은 고객을 홀대하지 말라. 그가 단체를 몰고 올 빅마우스일 수도 있다. 

6. 단체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 한꺼번에 손님이 몰렸다고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면 두 번 다시 매장을 찾지 않을 지도 모른다. 

7. 단체 고객 유치에 유리한 상권이 있다. 창업 전 점포를 얻을 때 미리 고려하라. 

8. 단체고객용 용도를 만들어라. 사은품이 꼭 수건이나 떡일 필요는 없다. 당신이 제공하는 상품이 단체를 위한 사은품으로 채택될 수는 없는가.

9. 이벤트가 많은 계절, 행락철 등 단체 주문이나 고객이 많은 시즌이 있다. 미리 미리 대비하고 영업하라. 

10. 많이 팔면 이익을 좀 양보해도 된다.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감사를 돌려줄 것인지 고민하라. 

 

 

 

 

필자인 이경희 소장은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올바른창업포럼 대표회원으로 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지난 20년간 신사업개발 및 창업 프랜차이즈 부문에서 많은 기업과 창업자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했으며, 세종대·동국대·경희사이버대 등의 MBA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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