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프랜차이즈 창업] 장수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성공 비결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19 15: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능함’과 ‘따뜻함’, 두 가지 요건 갖춰야
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 모델로 프랜차이즈 사업 분야에 진출한 A 기업의 사장은 요즘 심기가 편치 않다. 사업이 충분히 검증되기도 전에 A사의 사업 모델을 모방한 브랜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방 업체의 점포 확장속도는 A사의 성장보다 훨씬 빠르다.

A사는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하느라 직영점으로만 점포를 출점했다. 반면 경쟁사는 직영점도 없는 상태에서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다. 매뉴얼 정비 등 운영시스템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조직을 강화해 대대적으로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A사의 사장이 걱정하는 것은 경쟁사의 막가파식 점포 출점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이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경쟁사의 무분별한 출점으로 실패하는 점포가 나오면 창업 시장에서 해당 업종의 이미지가 나빠져 동반 추락할 수도 있는 탓이다. 

프랜차이즈 시장은 가맹점 모집을 위한 전쟁터

어떤 분야든 기업에게 가장 힘든 일이 경쟁관리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계획대로 사업을 전개하지 못한다. 편법을 쓰기도 하고 길이 아닌 줄 알면서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가 바로 프랜차이즈 시장이다. 이미 경쟁이 포화된 시장에서 가맹점 모집 전쟁을 치러야 하니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들의 스트레스는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맹점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단순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예비 창업자들이라면 이들이 원하는 건 명확하다. 브랜드력도 아니고 블루오션 업종도 아니다. 

창업자들은 사업모델의 경쟁력, 검증된 가맹점 매출, 신뢰할 수 있는 본부 시스템을 원한다. 그렇다면 가맹본사들도 먼저 창업자들이 원하는 것을 챙기고 그 다음에 가맹점 모집을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맹점 모집만 되면 나머지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가맹본사들이 대부분이다. 

A사의 경쟁사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가맹점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1~2년 반짝 성공을 거둘지 몰라도 장수하는 브랜드가 되기는 힘들다. 프랜차이즈 분야에서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에 빗대어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5년’이라는 말이 있다. 즉 가맹본부의 성장은 가맹점 수나 매출의 성장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무리 잘나가는 브랜드들도 5년이 지나면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장수하는 브랜드가 되려면 이미 모집된 가맹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어떤 기업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가맹점 관리와 가맹점 관계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은 지속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가맹점 모집에도 도움이 된다. 

가맹점 모집이 절실한 가맹본사들에게 천군만마는 이미 점포를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들의 만족도와 입소문이다. 그것은 점포를 오픈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점포를 오픈한 이후 가맹점이 가맹본부에 느끼는 신뢰에 의해서 좌우된다. 

시장이 포화상태인 분야 중 대표적인 게 치킨업종이다. 그런 치킨 시장에서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 중 하나가 ‘바른치킨’이다. 바른치킨은 특별한 광고나 홍보 없이도 가맹점주들의 입소문에 의해서 가맹점이 개설되고 있다. 가맹점의 주방에서 일하던 직원이 퇴사해 새 가맹점을 창업하기도 하고, 신규로 오픈한 가맹점을 불과 6개월 정도 운영해보고 2호점을 내기도 하고, 2호점 오픈을 목표로 운영 중인 가맹점이 다수다. 어떤 창업자는 평수가 큰 매장을 얻은 다음 절반은 고깃집을 차리고 절반은 바른치킨을 차렸다가 몇 달 안 돼 전 매장을 바른치킨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보통 이렇게 자생적으로 점포가 늘어나는 브랜드들은 사업 모델이 신선하거나 가격파괴 업종이거나 운영이 단순한 사업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바른치킨은 어느 조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바른치킨 영업점의 모습
구호뿐인 ‘최고’ 대신 실천하는 세부 지침 갖춰야 

그렇다면 이 브랜드가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른치킨은 블루오션 업종이라기보다는 업의 본질에 입각해서 철학을 만들고, 가맹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다양한 제도와 기업 문화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벤치마킹 해 볼만 하다. 

사업모델에서 돋보이는 것은 상품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정립한 것이다. 국내산 햅쌀을 파우더로 사용해 제품을 차별화시켰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품질원칙을 만들고 준수하고 있다. 18리터 식용유 기름 한 통으로 닭을 58마리만 튀기게 하고, 이를 엄격하게 관리한다. 직접 먹어보면 맛에 경쟁력이 있다. 인테리어도 해당 점포가 들어서면 가게 주변의 동네 분위기를 바꿀 만큼 환하고 깔끔하다. 좋은 품질을 고집하는 대신 소비자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적정가격을 유지해서 가맹점의 매출과 수익이 보장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더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경쟁력이다. ‘올바른’ 문화를 강조하는 회사이기에 조리 레시피를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가맹점이 조리매뉴얼을 지키지 않을 경우 내용증명을 보내서 경고를 한다. 그런데 이 회사는 본사의 조리방침을 지키지 않는 가맹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고 편지를 보낸다. 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 뒤에 전체 브랜드를 위해 초심을 잃지 말고 지켜달라고 편지로 호소하는 것이다. 

지역별로 팀을 짜서 청소이벤트를 진행하고 해당 팀이 미션을 잘 완수하면 팀에 속한 모든 가맹점포에 상을 준다. 교육방식, 점주의 마인드 관리 등에서 기존 프랜차이즈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 오일코디네이터 제도를 도입해 가맹점의 경영지도를 해주는 슈퍼바이저와 달리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약속한 깨끗한 기름의 사용 여부를 점검하는 부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또 매달 매출 하위 5개 매장을 선정해서 지역 홍보를 지원하는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 지원을 위해 가맹본부가 정부의 인가를 받아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전국 물류공급도 가맹본사가 직접 한다. 

신규 가맹점이 하나 개설되면 기획팀·홍보팀·디자인팀·교육팀·개설팀 등이 오픈하는 가맹점을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기획팀·홍보팀에서는 오픈하는 가맹점의 마케팅을 위해서 마치 대기업 마케팅팀처럼 밀착해서 관리 한다. 

일단 이 회사의 가맹점주가 되면 점포를 오픈하는 과정부터 운영하는 동안 가맹본부의 충실한 가맹점 지원시스템을 경험하면서 그들은 자신이 좋은 브랜드를 선택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고 그것이 가맹점주 만족과 바이럴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예비 창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절대가치’ 가져야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4800여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 절반 가까운 브랜드가 가맹점수 10개 미만이다. 또 50개 미만 브랜드가 전체의 80%를 넘는다. 가맹점수 100개 이상 브랜드는 400여 개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가장 다급해하는 게 바로 창업자 모집이다. 현재 가맹점수 10개 미만이거나 50개 미만인 브랜드들의 꿈은 적어도 100여 개, 많게는 수백여 개의 가맹점을 전국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들은 가맹점만 모집되면 회사는 저절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생각하는 업체들 중에는 내부 시스템이 허약한 곳이 많다. 또 앞에서는 가맹점을 개설하는데 뒤에서는 가맹점 운영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기존 가맹점들의 폐업이 늘어나 결국은 아무리 성장을 위한 펌프질을 열심히 해도 성장은 제자리걸음만 하는 곳도 많다. 

우리나라처럼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의 경쟁이 치열하고 부침이 심한 곳에서 실패의 모든 원인을 기업에만 돌리는 것도 한계는 있다. 하지만 이런 여건일수록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맹점을 늘리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사업 내용에 대해서는 수박껍데기 정도의 정보와 지식만 제공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또 ‘최고’라는 수식어를 주렁주렁 달고 있지만 정작 그 최고의 실체가 뭐냐고 물어보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다. 

개중에는 예비 창업자들이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해서 구매하는 ‘사업아이템’을 마치 대형 슈퍼마켓에서 파는 오이나 상추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기업도 없지 않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존립되기 위해서는 가맹점이 모집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가맹점은 어느 한 가정의 전 재산이 투자되는 어려운 결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가맹점 모집을 잘 할까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선택받을 수 있는 좋은 브랜드,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창업컨설턴트들에게는 해당 브랜드에 대해서 올바른 가이드가 될 수 있도록 정보를 충분히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성공시키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한 꾸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기업들은 시장 반응을 봐가면서 1~2년 만에 브랜드를 만들었다 접었다를 반복한다. 경쟁력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그런 시행착오가 필요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려면 예비 창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절대가치’를 가져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절대가치란 ‘수익으로 검증되는 가맹점주의 성공’, 그리고 ‘가맹점주들이 피부로 느끼는 가맹본사 조직원들의 진심’이다. 즉 현대 기업의 성공 요건인 ‘유능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