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스타 윤균상 “예의 없는 여자는 싫어요”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0.27 17:36
  • 호수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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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어 《삼시세끼》로 예능서도 매력 발산… 나영석 PD “인성 보고 캐스팅”

189cm의 큰 키가 콤플렉스라고 해맑게 웃는 그는, 지금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 윤균상이다. 콤플렉스를, 그것도 기자 앞에서 당당히 말하는 순수함 때문일까. 나영석 PD가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3’를 구상할 때 가장 먼저 점찍은 비장의 카드가 바로 그이기도 했다. 나 PD 왈 “캐스팅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이 인성인데, 윤균상과 작업한 스태프들이 하나같이 밝고 건강한 청년이라며 강력 추천했다”는 것이다. 나 PD는 첫 미팅 자리에서 주저 없이 윤균상을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1박 2일》과 《삼시세끼》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근데 실제로 출연하게 됐어요.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죠. 제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말을 재밌게 하고 콩트를 할 자신은 없는데, 나영석 PD님의 프로그램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잖아요. 함께한다면 즐기며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배우 윤균상 © 연합뉴스

“요리 잘하는 에릭 형한테 반했다”

 

외모만 보자면, 모델의 포스 풀풀 풍기기에 ‘허세’가 있을 것 같았고, 도도한 비주얼 덕에 까칠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남자, 모델로 잠깐 활동하긴 했지만 브랜드도 잘 모를 만큼 패션에 문외한이고, 심지어 이렇듯 친근하다. 어찌 보면 《삼시세끼》와 딱 어울리는 성격이다. “처음 섬에 간다고 했을 때 밥이랑 간장만 먹으면 어쩌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근데 의외로 에릭 형이 요리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이런 말 해도 되나요? 저, 에릭 형한테 반했어요. 그래서 형한테 잘 보이려고 그 힘들다는 도끼질을 엄청 열심히 했어요. 숨겨진 재능을 찾을 수 있는 기회였어요.” 에릭 역시 “그 어렵다는 불 관리를 막내(윤균상)가 잘해 줘서 나 역시 사랑에 빠졌다”고 맞장구쳤다. 2016년판 브로맨스랄까.  

 

“형들이 잘해 줘서 재미있게 촬영을 끝냈어요. 그래서 힘든 게 별로 없었는데, 고백하자면 장작에 불붙이는 게 진짜 힘들었어요. 햇살이 좋았는데 장작이 젖어 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제작진이 일부러 적셔둔 게 아닌가 싶은…. 아무렴 어때요, 저는 《삼시세끼》의 매니저 겸 집사, 윤균상입니다!” 해맑음과 함께 애교가 뚝뚝 떨어진다. 실제로 이서진과 에릭은 촬영을 끝낸 뒤 막내 윤균상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 순수함을 물고기도 알았는지, 낚시를 하면 균상이한테만 고기가 꼬였다”(에릭), “질문이 많은 게 흠인데, 그래도 균상이가 좋다.”(이서진)

 

“저는 그저 막내니까 막내답게 형들 말 잘 듣고, 형들이 하라는 거 잘하고, 밥 맛있게 먹고 신나게 즐기다 온 게 전부예요. 그러고 보면 제가 ‘운’과 ‘인복’을 타고났어요. 이쪽 일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그런 만큼 많이 포기하고 좌절하는데, 저는 좋은 작품을 만나 빨리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요. 저를 좋게 봐주신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동료들과 선배님들 덕분입니다.” 그러고 보면 그는 2012년 데뷔작 《신의》, 2014년 《피노키오》 이후 줄곧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 《너를 사랑한 시간》 《육룡이 나르샤》 그리고 전작인 《닥터스》까지, 성큼성큼 주연으로 돌진 중이다. 이 모든 것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루어진 일이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분량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비중이 늘어나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주인공이 되고 싶진 않아요. 연기를 함에 있어 역할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좋은 역할이라면 카메오든 단역이든 주연이든 상관없어요.”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작인 《닥터스》를 끝낸 직후 그를 만났을 때 ‘윤도’와 헤어지는 것이 힘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저만큼 윤도를 사랑한 사람은 없었을 거예요. 드라마 속 윤도의 짝사랑 방식이 멋있다고 생각됐어요. 마지막 회 대사 중에 ‘내 짝사랑 무시하지 마. 세상에 ‘사랑’이란 말 들어간 건,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나아’라는 말이 있어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대사였죠. 윤도라는 인물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택한 혜정을 끝까지 응원해 주고, 그녀의 사랑을 쿨하게 인정해 줬잖아요. 질투에 미쳐 나쁜 짓을 하지 않았죠. 이상적인 짝사랑 아닌가요?”

 

10월13일 배우 윤균상·이서진·에릭(왼쪽부터)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tvN 《삼시세끼-어촌편3》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취미가 걷기인 ‘걷기 마니아’ 

 

윤도를 놓아주는 것만큼 서운한 건 동료 배우들과 헤어져야 하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의 SNS에는 《닥터스》 동료배우를 집으로 초대해 조촐한 파티를 연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요. 촬영 중에 짬이 나면 또래 배우들과 같이 밥을 먹고, 촬영 끝나면 술도 한잔하고요. 그들과 함께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어요. 팬으로서 좋아하던 김래원 선배는 작품을 같이하게 되면서 ‘형’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됐고, 《피노키오》 이후로 두 번째 만남인 박신혜는 친구로서, 선배로서 많이 의지했지요. 에너지 넘치고 장난기 가득한 이성경과 김민석은 귀여운 나의 친구들이죠.”

 

사람을 좋아해서 작품을 끝내고 나면 항상 힘들다. 그래서일까. 함께 호흡하는 신이 많았던 이성경과는 ‘썸’을 타는 사이가 아니냐는 소문도 났었다. “그 얘기를 듣고 서로 ‘우리가?’ 하면서 한참 웃었다”는 그는 “케미가 그만큼 좋다는 의미가 아니냐”며 연신 웃는다. “아직은 연애하는 것보다 연기하는 게 좋아요. 둘을 동시에 하면 분명 하나엔 소홀해질 수밖에 없죠. 둘 다 신경 써가며 할 수 있는 내공이 아직은 안 되는 것 같아요. 이상형이오? 그거 진짜 어려운 건데…, 다만 싫어하는 스타일은 확실해요. 예의 없는 사람이죠. 흔한 예로 어른을 대하는 방식이나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됨됨이가 어느 정도 보이잖아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전 ‘착한 여자’가 좋아요.”

 

스트레스 해소 겸 취미 생활은 걷기다. “조금 허접한 취미죠?” 하지만 한번 맘먹고 나가면 몇 시간이고 걸을 정도로 ‘걷기 마니아’다. 걷는 와중에 그가 집중하는 건 음악 듣기. 그날 기분에 따라 선곡하는데, 옛날 가요부터 힙합 장르까지 가리지 않는다. “저요? 패션도 잘 모르고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자동차에도 별 관심이 없어요. 고집하는 음악이나 영화 장르가 있는 것도 아니죠. 그래서 제가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내가 유난스럽게 ‘이거 아니면 안 돼’ 할 정도로 좋아하는 게 있나? 있었어요. 바로, 고기(웃음)! 굳이 고르자면 쇠고기보단 돼지고기요. 굽는 것도 기가 막히게 잘 굽는 답니다.”

 

꿈 많고 순수한 이 청년은 방끗방끗 잘도 웃었다. 그 말끝에 그는 “나이 먹는 게 기대된다”며 주제를 바꾼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더 나이가 들면, 작가님이나 PD님이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역할을 만드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식상한 말이지만 전 연기하는 게 행복해요. 태어나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연기가 처음이에요. 심지어 이 일로 밥을 먹고 살 수 있으니 전 정말 행복한 사람이죠?” 서른 살의 청춘은 꿈을 꾸는 중이다. 그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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