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시국집회]거리로 뛰쳐나온 10대들…“나라가 미쳤다”
  • 유지만·이민우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11.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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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파문’ 광화문 집회…교복 입은 중·고교생 1000여명 참석

“우리가 새벽까지 학원에 붙잡혀 있을 때 누구는 돈과 권력으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일류대학에 들어갔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열린 시국집회에 10대들도 동참했다.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들이 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중․고교생이 참여한 것은 세월호 참사 후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다. ​ 

 

11월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국집회에선 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시사저널 유지만


11월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故) 백남기씨의 영결식과 박근혜 정권 퇴진 집회에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들이 약 1000명 참여했다. 이번 집회는 중고생연대가 주최했다. 중고생연대는 학생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2014년 출범한 단체다. 이들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날 행사에 대한 소식을 전했고, 이를 접한 학생들이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생연대는 시국선언문에서 “지난 박근혜 정권 4년 동안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기득권들의 노예로 길들여지기 위한 입시 교육만을 받고 있다”며 “수많은 지식과 스펙, 경험과 완벽한 성공을 청소년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고생들은 세종문화회관 정문 계단에서 시국선언을 한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마주선 경찰과 대치했다. 학생들은 ‘이런 나라에서 공부를 해도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D-12’, ‘공부가 손에 잡히겠냐! 박근혜 하야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박근혜 퇴진” “교육제도 개혁” “새누리도 공범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행진을 막아선 경찰을 향해 “비켜라” “정당한 집회 보장하라”고 외치며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인파가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현장에선 청소년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졌다.ⓒ시사저널 임준선


참가 학생들은 국정농단의 핵심으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부정 의혹에 분노했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2학년생인 정아무개군은 “세월호 참사와 정유라 입시부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이 10대들”이라며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이 코앞이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나왔다”는 고등학교 3학년생 정아무개양은 “돈과 권력으로 대학에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공부를 해서 뭐하냐는 생각이 든다”고 성토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부터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시민사회단체의 주최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분노문화제’에는 오후 6시 현재 12만여명(경찰 추산 4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관련영상] 촛불 든 청소년들

10대들이 '분노'했습니다. 거리로 나온 10대 학생들. 입을 맞춰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외치고 있습니다.
 

영상촬영·편집=시사저널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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