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인의 글로벌 인맥쌓기]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 장상인​ JSI파트너스 대표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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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크리스천인 야마다 요시히로 씨-⑦

“아!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오늘 도쿄의 날씨는 벌써 4월 같은 느낌입니다만, 남쪽으로부터 강한 봄바람(春風)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주 필자와 통화한 야마다 요시히로(山田佳弘)씨의 말이다. 나이를 잊은 듯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제법 긴 시간, 본인의 근황은 물론 가족 모두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필자는 야마다(山田)씨를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7년에 만났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한 긴 세월이다. 그는 당시 시미즈(淸水)건설, 다이세이(大成)건설과 함께 일본의 상위 건설 기업인 가지마(鹿島)건설에서 기획부장직을 맡고 있었다. 가지마건설은 1840년에 설립된 회사로, 올해로 177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야마다 요시히로(山田佳弘)씨 © 장상인 제공

서점에서 만나는 인생의 선배

 

일본 도쿄(東京)역 앞에 ‘야에스(八重洲) 북 센터(book center)’가 있다. 지하 1층 지상 8층의 이 서점에는 120만-130만 권의 서적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가지마건설은 이 서점을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도쿄에 갈 때마다 ‘야에스 북 센터’에서 야마다 씨를 만났다. 그는 필자에게 서점 앞에 세워진 동상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주었다.

 

“니노미야 긴지로(二宮金次郞, 1787~1856)의 동상입니다. 니노미야(二宮)씨는 에도(江戶) 후기의 농정가(農政家)입니다. 이 동상이 여기에 세워진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지게를 지고 산에 나무하러 다니면서도 늘 손에 책을 들고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면학과 노력의 상징으로 서점 앞에 그의 동상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신지식과 신기술에 역점을 둔 가지마건설은 80년대 후반에 이미 <건설업의 21세기 비전>을 발표했다. 필자는 앞선 기업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 가지마건설의 문을 두드렸고, 기획부장인 야마다 씨를 만났던 것이다. 

 

...필자는 야마다 씨를 서울(대우건설)에 초청해서 ‘건설업의 미래’에 대한 세미나를 가졌다. 후일 대우건설의 전 직원을 주간 단위로 가지마건설에 견학토록 했다. 견학 실행에 있어서 그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고마운 마음을 필자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45년의 회사 생활도 좋은 인간관계가 토대

 

명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야마다 씨의 회사 생활은 무려 45년이나 된다. 그가 이토록 길게 직장 생활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성실성과 상대를 배려하는 인간성 때문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상대가 존재하지요. 그 상대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필요조건이 바로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마다 씨를 생각하면 먼저 그의 자상한 얼굴이 떠오른다. 그는 대화하는 데 있어서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상대방의 의견을 청취한다. 베이스에 배려와 정신적인 여유가 깔려 있는 것이다. 겸양은 그의 미덕이기도하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고 평소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야마다 요시히로(山田佳弘)씨 내외 © 장상인 제공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아

 

일본의 기독교 유입은 1549년 8월15일이다. 동양의 사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Francisco, 1506~1552)가 코스메 데토레스(Cosme de Torres) 신부와 후안 페르난데스(Juan Femandez) 수사를 대동하고 일본에 입국했다. 그들은 일본의 선교를 위해 머나먼 뱃길을 따라 일본에 상륙했지만 기독교의 전파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크리스천 추방령과 처형, 에도 막부의 금교(禁敎) 정책에 의해 험난한 길을 걸어야 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일본에서 기독교가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일본 인구 중 크리스천은 1~5% 미만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도 야마다 씨는 어린 시절부터 독실한 크리스천의 길을 걷고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凡事)에 감사하라.”

야마다 씨는 신약성서의 데살로니가 전서5장 16절에서 18절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단다. 

 

“올해가 금혼식(金婚式)입니다. 50년 전 결혼식 때에 의식의 진행(주례)을 맡아주신 목사님 의 가르침입니다.”

필자는 30년 전 야마다 씨를 따라 도쿄 신주쿠(新宿)에 있는 ‘예수의 어령교회(御靈教會 /Spirit of Jesus Church)’를 간적이 있다. 1918년에 세워진 교회다.

 

봄이 아직은 먼 비가 내리던 2월초의 어느 날이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필자는 엉겁결에 목사님의 손에 이끌려 두 번이나 물탱크에 잠수(?)해야 했다. 소위, 세례를 받은 것이다. 야마다 씨는 물탱크 옆에서 비를 맞으며 진지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필자를 위해서.

 

의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야마다 씨는 필자에게 요한복음 3장 5절을 펼치고 ‘물과 성령’에 대해서 설명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이날 필자는 야마다 씨의 집에 가서 가족들과 만났으며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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