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정치보복’ 외치는 자유한국당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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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보복”…내부에서도 균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을 구할 방안으로 ‘대대적 혁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취임 첫날인 7월11일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보복”이라고 언급하면서 “혁신이란 이름의 극우”라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한국당의 시계가 지난해 12월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두고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던 때로 되돌아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유한국당은 정부 행보에 대해 ‘정치보복’이라며 많은 비판을 해왔다. 특히 ‘박근혜 정권 적폐 청산’과 관련된 업무 지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 비판의 첫 번째 대상은 5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에게 지시한 세월호 참사와 국정농단 사건 재조사였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정치보복이 아닌 제대로 된 적폐청산을 하자”고 비판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었던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개혁을 위한 적폐청산을 내세워 문 대통령이 정치 보복을 하려한다면 국민들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선된 지 며칠 만에 통합은 온데간데없고, 개혁을 빌미로 보수를 불태우고 궤멸시켜 20년 장기집권의 길을 가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국민들은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분야 1호 업무 지시인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유한국당은 적폐청산을 빌미로 한 보복이 의심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정준길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당장 먹고사는 일과는 직접 관계가 없고, (보수·진보)양대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을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추진하는 것이 맞는 일이냐”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7월11일 오전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신임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류석춘 혁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4대강 재감사는 ‘한풀이 보복’이라 주장

 

정부가 4대강 재감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는 ‘한풀이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월23일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정책감사 지시와 관련해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을 앞두고 한풀이식 보복을 지시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이 감사를 지시했든 이것은 전형적인 정치 감사, 법적 위반 절차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 시동을 걸기 시작한 국가정보원의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해서도 자유한국당은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적폐청산 TF'가 조사 활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적폐청산 TF 조사 대상은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유출을 비롯해 국정원 댓글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문건, 최순실씨 측근 인사 전횡 등 13개 사안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은 7월11일 “국정원을 정치에 끌어들이고 정치보복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TF 조사 대상 사안에 대해 “뭘 하려고 하는지 참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정원이 과거 모든 사건을 재조사하겠다 한 것을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국정원이 TF를 통해 과거 사건을 조작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적폐란 표현을 갖고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간의 모든 것을 적폐로 정리하고 인적문제까지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임 혁신위원장의 ‘탄핵은 정치보복’ 발언으로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내부분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류 위원장의 개인 의견인지 아니면 당 혁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인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극우라는 개념을 한번 찾아보시고 비판하시기를”이라는 댓글을 달자, 장 의원은 “국회의원 재적의 3분의 2가 찬성한 탄핵을 정치보복이며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혁신이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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