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권력 놀음에 베네수엘라 아이들은 굶주린다
  • 김회권 기자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8.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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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국가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마두로 정부

 

베네수엘라는 지금 핏빛으로 물들었다. 극심한 경제난은 베네수엘라를 전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불안정한 국가 중 하나로 만들었고, 정국 불안은 시위대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전 위험성까지 거론한다.

 

‘차베스의 나라’였던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마두로의 나라’가 됐다. 우고 차베스가 대통령이었던 시기엔 미국과 맞서는 볼리바르 동맹의 리더국이었던 베네수엘라다. 2005~2011년 차베스 정권은 세계 40여 개국에 약 82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을 했다. 오일머니로 만들어 낸 중남미 질서의 수혜자였다.

 

빈민과 빈국의 구세주였던 차베스가 사라졌다. 차베스는 암 투병 중 미래를 예견한 듯 후계자를 지목했는데, 현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였다. 마두로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 뒤 차베스는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언대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차점자와 1.6% 차이였으니 박빙의 승리였다.

 

 

차베스 대통령 사망 후 극심한 경제위기 

 

마두로가 들어선 뒤 유가가 곤두박질쳤고 물가가 상승했다. 극심한 경제위기와 인플레로 돈가치가 없어진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 지폐는 화장실에서 사용될 정도였다. 경제 위기가 심해질수록 마두로 정부는 내부가 아닌 외부의 탓으로 돌렸다. 2015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는 야당인 보수파가 의석의 3분의2를 차지하며 압승했지만 오히려 정부는 의회를 해산하고 제헌의회를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5월의 일이다. 

 

베네수엘라의 식량난은 매우 극심하다. 베네수엘라 최대의 곡물수입항인 푸에르토 카베요 부두에 빈 곡물수송 트럭이 도착하자 바닥에 남은 것이라도 챙겨가려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식량난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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