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국비를 들여 확장한 경남 하동군 19번 국도 가로수가 말라 죽고 있으나 당국은 사후관리를 애써 외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하동군에 따르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701억원을 들여 2007년 3월 하동읍 서해량교차로∼악양면 미점리 8.6㎞ 구간 4차로 확·포장 공사에 착수해 지난해 2월 개통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공사 과정에서 도로로 편입된 일부 구간의 수십 년 된 벚나무를 빼내고 확·포장 구간에 특별히 가로수로 왕벚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하동읍 두곡교차로∼신지교차로 약 2㎞ 구간의 왕벚나무 100여 그루가 아예 고사하고 있다. 뿌리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껍질이 벗겨지는 생육불량 현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신지교차로∼악양교차로 구간에도 새로 심은 왕벚나무 일부가 정상적으로 생육하지 못한 채 말라가고 있으나 도로관리청을 이를 몇개월 째 외면하고 있다.
섬진강을 따라 개설된 19번 국도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해마다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과 유관기관에서는 국토관리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며 고사목 교체 등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하동읍지역 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이미 말라죽은 가로수는 거둬내고, 고사 위기에 처한 가로수에 대해서는 생육환경개선을 서둘러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도로미관을 하루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