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지진’을 ‘지진’이라 믿지 못하는 세상
  • 김회권 기자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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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5일, 오늘의 ‘문재인 시대’

 

너무나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19대 장미대선이 마무리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새로운 정부, 그리고 복잡한 정치권과 관련해 쏟아지는 뉴스를 정리해 드립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 8월28일 2차 시험 발사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동아일보 : 北 핵실험장 부근 ‘수상한 지진’… 백두산 폭발 가능성 제기도

 

북한의 6차 핵실험 위력이 당초 예상보다 더 강력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인근 지질구조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9월3일 핵실험 직후 함몰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20일이나 지난 23일에도 핵실험장 인근에서 두 차례 자연지진이 일어나자 인근 지역의 단층 활성화에 따른 백두산 분화(噴火) 가능성 등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상청은 9월23일 오후 1시 43분과 5시 29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11시 방향으로 6km 떨어진 지점에서 각각 규모 2.6과 3.2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3일 핵실험 직후 9분 뒤인 낮 12시 38분 규모 4.4의 ‘함몰지진’이 발생한 이후 20일 만에 자연지진이 생긴 것입니다. 23일 연이은 자연지진과 관련해 국내외에선 큰 혼선을 빚기도 했습니다. 오후 5시29분 풍계리 인근에서 지진이 관측된 직후 중국의 지진관측기관인 중국지진대망(CENS)은 “진앙 깊이 0m로 폭발에 의한 지진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는데 그러자 중국 매체들은 앞다퉈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고, 일본 언론도 즉각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며 속보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 : ‘미국 단독작전’ 북한 턱밑까지 올라간 ‘죽음의 백조’

 

핵실험 이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공군 B-1B 랜서 폭격기 여러 대가 23일 자정을 전후해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에서 시위비행을 펼쳤습니다. 미군 폭격기가 북한 동해 쪽을 비행한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미국의 독자적 군사행동 가능성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 국방부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은 시위비행 직후 성명에서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 전투기·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 비행”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극도로 도발적 성격을 갖는 미 전략폭격기의 DMZ 이북 무력시위에 흔쾌히 동의해줬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폭격기의 지난 9월18일 무력시위 때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의 호위를 받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 공군기가 뜨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 :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미에…문 대통령 ‘전쟁 방지’ 올인

 

문재인 대통령은 3박5일간 유엔총회 참석과 숨 가쁜 양자외교 활동 등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새 한반도 안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무색하게 북·미 정상은 험악한 설전을 벌이며 어디로 튈지 모를 최악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의 현재 접근은 ‘전쟁 방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로 요약됩니다. 경향신문은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의 의견을 빌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극단으로 밀어붙이고, 예측불가능한 미국 대통령이 있는 한 한국 외교가 최우선 당면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은 ‘전쟁 방지’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관계나 다른 나라와의 관계보다는 한·미동맹의 안정화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훼손한다는 비판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란 겁니다.

동아일보 : 유엔서 말폭탄 쏟아낸 리용호… 뒤에선 “인도적 지원 해달라”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Commander in Grief), 거짓말의 왕초(Lying King), 악(惡)통령(President Evil)….”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언급하며 유엔 연설에서 강하게 나가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강하게 맞받아쳤습니다. 그는 9월23일(현지 시간) 총 21분44초의 유엔 총회 연설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는 데만 3분23초를 썼습니다. 리 외무상이 김정은에 대한 참수작전까지 언급하며 대미 선제공격을 위협한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방어를 위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대응 차원입니다. 

 

반면 연설을 마친 뒤 리 외무상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해와 다름없이 올해도 리 외무상이 비공개로 유엔개발계획(UNDP) 등 유엔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기구 관계자들을 만나 대북지원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리 외무상이 대북지원을 호소한 기구 중에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대북지원 창구로 결정한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UNICEF)도 포함돼 있습니다.

국민일보 : 한국 가계부채 증가 속도 ‘세계 2위’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적으로도 빠른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전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를 풀었던 탓에 소득 대비 가계 빚 부담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쯤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9월24일 국제결제은행(BIS)이 펴낸 분기 보고서의 세계 가계부채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 동기(88.4%)보다 4.6% 포인트 오른 93.0%였습니다. 가계부채가 전체 경제규모와 비슷한 수준까지 덩치를 키운 것입니다. 규모보다 무서운 건 속도입니다. 한국은 BIS가 조사한 43개국 가운데 중국(5.5% 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상승폭은 2013년 1.5% 포인트에서 2014년 1.9% 포인트, 2015년 3.9% 포인트, 지난해 4.7% 포인트 등으로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상승폭 순위는 2013년 12위에서 올해 1분기 2위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소득 대비 가계 빚 부담도 빠르게 커졌습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가계부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2.5%는데 1년 전(11.8%)보다 0.7% 포인트 올랐습니다. 1999년 1분기 통계를 내기 시작한 뒤로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한겨레신문 : MB 지시 뒤 사이버사 대폭 증원…대선 댓글공작 관여했나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24일 공개한 ‘사이버사령부 관련 비에이치(BH) 협조 회의 결과’(2012년 3월10일) 문건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긴밀한’ 유착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문건을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태효 당시 대외전략기획관이 2012년 4·11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사이버사령부 전력 증강 및 작전 임무’ 관련 회의를 요청한 것은 물론, 청와대 차원에서 ‘국내외 일일 사이버 동향’ 및 ‘대응작전 결과’를 정기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이를 두고 군 사이버사 댓글공작이 사이버사 구성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청와대→김관진 장관으로 이어지는 지휘체계 아래 조직적으로 시행됐다는 증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신문 : 한국당 ‘MB수사 물타기’에 하태경 “추한 입 다물라”

 

이미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유한국당은 또 끄집어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부부 싸움 때문이었다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페이스북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노 전 대통령 측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만 그걸로 끝날 문제를 넘어선 모양새압니다. 노무현재단은 정 의원을 9월25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는데, 그러자 자유한국당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사건 수사 재개를 요구하는 공식 논평을 내는 등 오히려 갈등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여권에서는 정 의원의 발언이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에 대한 ‘물타기’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정 의원은 주말 사이 해당 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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