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재활로 이명(耳鳴) 치료도 가능
  • 김철수 가정의학과 전문의·한의사·치매전문가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9 10:24
  • 호수 146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수의 진료 톡톡] 뇌세포 재생과 재활의 차이 인식 필요

 

Y회장은 이명으로 고생 중이다. 자수성가를 했으며 50대 후반이지만 잦은 해외 출장과 과도한 업무로 몸을 혹사시켰기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이명이 생겼다. 하지만 이외에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도 없고 조금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이어서 외관상으로는 오히려 건강해 보인다. 평소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을 챙기기 위해 특별한 음식이나 보조식품 또는 영양제를 먹고 있지도 않다.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는 귀에서 청신경을 통해 소리의 자극을 뇌로 전달한다. 귀지나 귀 주위의 염증 등으로 청신경이 자극되거나,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청신경이 손상돼 소리의 자극 없이도 청신경이 스스로 흥분돼 나지 않는 소리가 들리게 되는 것이 이명이다. 또 뇌 질환으로 인해 이명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뇌 속의 청신경 핵이나 측두엽의 청각중추로 전달되는 신경섬유나 청각중추가 손상을 받은 경우다. 전자를 말초성 이명이라고 하며 후자를 중추성 이명이라 한다.

 

Y회장은 3년 전쯤 불편하기도 하고 은근히 걱정도 돼 병원에서 이명에 대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아마도 스트레스로 인해 그런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원인도 찾을 수 없고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증상도 아니어서 처방도 받지 않고 그냥 지내왔지만 최근 이명 증세가 많이 악화됐다.

 

© 시사저널 임준선

 

황기·인삼 등 약재로 뇌세포 재활

 

스트레스가 이명을 어떻게 일으키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분비되는 코티솔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때 작은 모세혈관은 막히게 된다. 아마도 이로 인해 청신경이나 청각중추에 이르는 신경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허혈증이 생기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흥분되고 나지 않는 소리가 들릴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로 인한 비타민 B군의 과다 소모로 신경 손상이 오거나 에너지를 쓸 때 ATP라는 에너지원에서 분리된 인(P)이 세포 내 타우단백을 과인산화시키면서 신경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이명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Y회장은 이명 증상 이외에도 최근 건망증이 증가하고 불면증도 생기고 화를 잘 내고 쉽게 피곤하고 성욕도 많이 감퇴했다. 뇌가 노화되고 있는 여러 가지 증상들이 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노화 증상과 맞물려 이명 증상도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미병(未病)도 병이므로 뇌세포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의학적 관점으로 볼 때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지만 재활은 가능하다.

 

치매 예방이나 치매 치료에 사용되는 텔로미어를 키우는 황기나 섭호선의 에너지 생산을 도와 세포 소멸로 가는 과정을 지연시키는 인삼 등의 약재로 구성된 뇌세포 재활 약제로 치료를 시작했다. 두세 달 만에 노화에 따른 제반 증상들이 호전된 것은 물론 이명도 호전되기 시작했다. 출장으로 비행기를 오래 타고 난 뒤에 다시 악화되기도 했지만, 1년 동안 꾸준히 치료한 덕분에 현재는 이명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이명이 사라진 것은 청각과 관련된 신경계통이 재활되면서 나타난 효과로 볼 수 있다. 뇌세포 재활 치료는 뇌세포뿐만 아니라 신체 다른 기관의 세포들이 재활되는 간접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