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부산시장 여권 후보군…'이호철 안뜨면 오거돈 추대?'
  • 박동욱 기자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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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해 은폐' 김영춘 장관의 거취와 정경진 전 부시장 '외연 확장력'에도 관심

 

내년 부산시장 선거가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 후보군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반 유권자의 예상 지지율을 50% 이상 반영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현행 경선룰을 감안하면 인지도 제고 경쟁에 나설 법하지만,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여론 추이만 면밀히 살피고 있는 양상이다.   

 

이같은 현상은 어느때보다 진보진영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진 부산지역에서, 승기를 잡은 차기 부산시장은 다선으로 가야한다는 민주당 내부의 기대감과 맞물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지지 성향에 따라 특정 예상후보에 대한 비토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연말이나 내년초 지지율 추이에 따른 특정 후보 띄우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 장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정경진 전 부산시 부시장.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4명으로 압축된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해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이호철 전 청와대민정수석, 정경진 전 부산시 부시장 등이다. 최인호 의원과 박재호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본인은 물론 주변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추대' 원하는 오거돈 vs '당원 지지' 이호철

 

이들 후보군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단연 오거돈 전 장관이다. 그는 무소속 후보로 지난 2014년 선거에 출마, 당시 김영춘 민주당 후보의 양보 사퇴 속에 현 서병수 시장와 맞붙었으나 불과 2만701표(1.31%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오 전 장관은 지난 5월 대선때 부산선거대책위원회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문제는 아직도 민주당 부산시당 일각에 남아있는 오 전 장관에 대한 비토 분위기다. 그는 대선 직후 민주당에 자연스럽게 입당할 기회를 갖고도 자진 철회했다. 이어 지난 11월2일 참모진이 마련한 추미애 민주당과 입당 관련 만남마저 약속 며칠 전 취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역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부산시당 내 비토 세력을 의식해 부산시장 후보로 추대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오 전 장관을 제외하면 최근 여권 후보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이 이호철 전 수석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 전 수석은 부산·경남에 상당한 결집력을 보이고 있는 '노빠'(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를 나타내는 은어)세력의 온-오프라인 모임을 바탕으로 지지세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전 수석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15%를 넘을 경우 급격한 세몰림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그럴 듯하게 회자되고 있다. 1958년생인 이 전 수석이 당내 경선을 뚫고 부산시장에 당선되면 차기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것으로 보는 견제 세력들이 '이 전 수석의 지지율 15%'를 심리적 한계점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잣대는 지난 10월29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당시 '부산시장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오 전 장관은 22.1%, 이 전 수석은 6.6%에 그쳤다. <그 외 서병수 시장은 10.6%, 김영춘 장관 5.6% 등이다.>  

 

 

'출마설' 나도는 김영춘 & 정경진​ '외연확장력' 관심

 

김영춘 장관 또한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꾸준히 출마설이 나돈다.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불출마를 전제로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 했지만, 그의 지역구인 부산진구 지역 핵심 측근과 당원들이 최근 여론수렴과 공약작업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다만 지난 11월 세월호 유골 은폐 파문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김 장관이 향후 어떤 카드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해 나갈 지 관심거리다. 

 

여권 부산시장 후보 가운데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정경진 전 부시장이다. 그는 대학교수와 공직사회 선,후배를 중심으로 모두 6백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포럼 '부산삐'를 출범시키며 출사표를 던졌다. 여권 부산시장 경선후보 1번으로 등록된 셈이다. 최근에는 토크쇼 등에 잇따라 참여하며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정 전 부시장은 본지와 최근 인터뷰에서 "핵심지지층만으로 부산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외연확장이 따르지 않으면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제가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지역정치인은 "내년 설(2월16일) 이전까지 예상 주자들이 각자 지지층 결집에 나선 뒤 연말과 내년초 여론조사의 추이에 따라 특정 후보로 세몰이가 수렴되는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결국 이 전 수석의 지지율이 얼마나 올라갈 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서병수 부산시장의 무소속 출마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오 전 장관이 어떤 선택을 할 지도 내년 부산시장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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