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권 가치 반토막"... 레이크힐스순천CC 회원 뿔났다
  • 전남 순천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3.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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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남동부권 회원들, 주채권은행 우리은행 순천지점 앞에서 피켓시위

레이크힐스 순천컨트리클럽(CC)의 회생절차(옛 법정관리) 돌입에 전남 동부권 회원들이 뿔났다. 레이크힐스순천CC 전남 동부지역 회원 100여명은 3월5일 순천시 연향동 우리은행 순천지점 앞에서 피켓시위를 갖고 "클럽 회생절차 돌입으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골프회원권 보증금 손실을 입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레이크힐스순천CC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위해 보유한 회원권의 가치가 반토막 날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이날 집회에서 "기업회생을 배후 조종한 우리은행을 규탄하며 회생계획안은 절대 받아줄 수 없다"면서 "우리은행이 부실책임을 책임져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기존 회원권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줄 것을 우리은행에 요구했다. 회원들은 3월15일 서울 우리은행 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 위치한 레이크힐스 순천컨트리클럽 회원 100여명이 수백억원에이르는 골프회원권 보증금 손실에 반발, 순천시 연향동 우리은행 순천지점앞에서 우리은행규탄 시위를 펼쳤다. ⓒ 레이크힐스순천CC 회원 제공

 

 

 

우리은행 회생절차 신청, 전남 동부권 회원들 "총 380억원 피해" 주장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3월5일 레이크힐스순천CC에 회생 절차를 개시하고,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을 적용하기로 했다. 레이크힐스순천CC는 서울회생법원이 지난해 도입한 일명 'P플랜' 제도가 적용된 첫 번째 사례다.  

 

P플랜은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는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 절차 개시 전까지 사전계획안을 제출하고 그에 따라 법원의 심리·결의를 통해 인가를 받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법원에 레이크힐스순천CC에 대한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전 이미 골프존카운티와 700억원 규모의 조건부 M&A 계약을 체결하고 매각 공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700억원 중 518억원을 회수하고, 나머지 182억원을 회원들에게 반환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회원들은 입회 보증금 35%와 15%이용쿠폰만 돌려받고, 50% 금액은 자동 소멸된다. 

 

레이크힐스순천CC의 매각절차가 진행되면서 전남 동부권에 거주하는 회원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회원은 393명이며 순천시 거주가 169명으로 가장 많고, 광양시 66명, 여수시 61명 순으로 집계됐다. 회원권 보유는 2000만~3000만 원을 낸 주중 회원이 60여 명이며, 나머지는 6400만 원·1억 2800만~7000만 원·6억 원 등 각각 투자한 정회원을 합칠 경우 300여 명에 이른다. 

 

 

우리은행 "보증금 35%, 15% 이용권 지급하겠다"···회원들 "보증금 반토막"

 

은행의 계획대로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 피해액은 380억 원에 이른다고 회원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은행이 구조조정법에 따라 2013년 워크아웃 체결 후 부동산 매각 등 자구계획안을 이행하지 않아 부실운영을 해 놓고 피해를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해 3월 회원 95%의 동의를 구해 대중제로 전환을 시도할 당시 전남도가 허가를 해주지 않아 더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인환 비상대책위원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대중제 전환시 회원 80% 동의를 구하면 된다는 지침이 있고, 경북 청도군에 있는 그레이스 청도 골프장이 90% 동의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며 "대중제로 되면 우리은행은 보증금 60%를 돌려주기로 약속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전남도의 행정 미숙으로 불과 1년 만에 수백억원을 날리게 됐다"고 억울해했다. 

 

레이크힐스순천CC는 골프장과 골프텔 등을 운영하는 골프·리조트 전문기업 '레이크힐스'의 순천지점이다. 36홀 규모로 18홀은 대중제(퍼블릭), 18홀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골프텔은 56객실 규모다. 2012년 4월에 개장했다.

 

하지만 레이크힐스순천CC의 매출액은 지난 2011년부터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2012년 129억 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06억 원으로 감소했고, 2014년과 2015년 90억 원대의 매출에서 2016년 8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이 줄면서 영업이익도 감소했고 2015년 간신히 냈던 2억 원의 영업이익은 2016년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손실은 약 12억 원이었다.

 

레이크힐스순천CC는 적자를 타개하고 수익을 창출할 대안으로 지난해 3월 회원 95%의 동의를 구해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을 시도했으나 당시 전남도가 허가를 내주지 않아 무산됨으로써 결국 기업회생 절차라는 운명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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