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어등산 개발 13년 돌고 돌아 다시 ‘원점’
  • 광주 = 조현중 기자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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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업자 단독 사업계획서 공모 ‘부적격’ 판정…민선 5~6기 ‘허송세월’

지난 13여 년간 답보상태인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최근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의 사업계획서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은 광주의 부족한 ‘관광인프라’ 확충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광주시 최대 현안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이 무산되면서 민선 4기에 시작된 이 사업은 결국 민선 7기로 넘어가게 됐다. 민선 5~6기에 ‘허송세월’을 보냈음을 광주시 스스로 증명한 꼴이 됐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다시 표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속히 추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7년 11월 당시 박병호 광주시 부시장이 시정 주요 현안사업 점검을 위해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광주시

민선 4기 첫 삽 13년 ‘제자리걸음’…도대체 어디로 가나

 

6월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어등산 관광단지 평가심의위원회가 최근 국제자산신탁㈜의 사업계획서에 대해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 해당 업체는 지난 4월 말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 단독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총 1000점 중 ‘적격’ 판단 기준인 85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 업체는 개발계획(230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실적과 자금 동원 능력, 사회공헌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최종 부적격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시는 혼란에 빠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다시 재공고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아직 방침을 정하지 못한 생태로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등산 관광단지는 과거 군 사격장이었던 어등산 일대에 유원지,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5년 12월 광주도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실시협약을 통해 민간사업자 측이 사업비 3205억원을 투입해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어등산 관광단지에는 2015년까지 유원지 4만2000㎡, 체육시설(골프장 27홀) 154만8000㎡, 녹지도로 등 81만㎡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재정난과 사업성 등을 이유로 관련 사업을 포기하면서 10년 넘도록 사업부지는 빈터로 남아 있다. 다만, 27홀 규모의 골프장만 완공돼 운영되고 있다. 이후 광주시와 민간사업자 간 거듭된 소송 등으로 어등산 개발사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사업이 부진해지자 시는 민관위원회를 구성,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시는 상가시설 면적을 2만4170㎡로 제한하는 대신, 숙박시설 및 휴양문화시설 등은 사업신청자가 자율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제한 사항을 최소화해 지난 4월 민간 사업자를 공모했다. 하지만 업계는 “상가시설 면적이 비좁아 도저히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등산에 복합쇼핑몰 등을 건설하려던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들도 시민단체의 반대에 사업 계획을 대부분 접은 상태다.

 

이에 따라 사업 추진은 민선 7기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의 몫으로 돌아갔다. 앞서 이 당선인은 후보 시절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현장 방문에서 주변 주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중소상인의 피해 문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광주시의 재정부담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긍정적 효과는 최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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