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이 남자에게 필요한 이유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4 12: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 전단계 발병 낮추고, 음경암·항문암 예방 효과도 있어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라는 조금 긴 이름의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백신도 개발돼있다. 수많은 암 가운데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만 12세 여아는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성관계로 전파된다. 남성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므로 남성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여론이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아직 국내에선 남성이 필수접종 대상이 아니지만, 캐나다·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남성도 무료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주웅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자궁경부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남성이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자궁경부암 예방이 2배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즉 효과 대비 사회적 비용을 따져야 하므로 모든 국가가 이 백신 접종을 국가사업으로 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남성의 백신 접종은 자궁경부암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주웅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암 전단계(이형증)나 생식기 사마귀가 생기기도 하는데, 남성의 백신 접종으로 이형증 발병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또 이 바이러스는 드물게 남성에게 음경암이나 항문암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런 질환도 예방할 수 있으므로 남성도 백신을 맞는 게 여러모로 이롭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한 해 약 3500명이 자궁경부암에 걸리고, 약 1000명이 사망한다. 세계적으로는 1분마다 자궁경부암 환자 한 명이 생기고, 2분마다 한 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