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창원세계사격대회조직위원장 “‘퍼펙트’ 호평…완벽한 대회”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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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국가 정책이 아닌 스포츠를 통해 평화에 기여”

이달곤 (65)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조직위원장은 ‘발전을 위한 유산’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의 안경 너머로 부어 오른 눈두덩이가 보였다. 인터뷰 내내 눈에 힘을 주려 애썼다. “요즘 스트레스가 심해”라며 피로한 기색을 보였지만, ‘큰일을 무사히 치루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연신 미소를 잃지 않았다.  

 

9월12일 창원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였다. 창원 대회조직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대회기간 내내 화창한 날씨를 보여 다행이다. 이번 대회는 하늘도 도왔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준비위원장을 맡은 후 4년 가까이 창원에 혼자 살고 있다. 컵라면으로 야식을 때운 날도 다반사였다. 빡빡한 일정 탓에 잠시의 여유도 없었지만, 대회 폐막을 사흘 앞둔 이날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 

 

9월12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달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 이상욱 기자

 

대회가 종반에 접어들었다. 전반적으로 돌아본다면.

 

“내가 평가하려니 머쓱하다. 개회식 때 예상치 못한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거 이외에는 애초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외국기자들도 선수들의 불평은 없다고 한다. 직전 그라나다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회 운영 등에 만족한다는 호평 일색이다. 라냐 회장 등 VIP들도 ‘퍼펙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회 운영에 호평을 받는 이유는.

 

“직원들의 헌신 덕택이다. 이 대회 선수 참가 규모는 동계올림픽보다 크다. 또 선수 한 명이 보통 2~3정의 총을 갖고 있다. 우리 직원들이 운반과 관리 등 모두 일을 처리했다. 총기는 총기대로, 실탄은 실탄대로. 제대로 하려니 거의 잠을 못자는 부서가 많았다. 직원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우리 직원들이 전부 통역을 도맡았다. 직원들이 업무를 보면서 외국 선수단과 직접 소통했다. 일처리가 빠르고 빈틈이 없었다. 창원시 공무원이 대다수인데, 그들의 잠재력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지금은 어느 국제대회를 운영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다.” 

 

대회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이 종목이 생각보다 협상할 게 많다. 국제사격연맹(ISSF)과 대회 규정을 두고 매 순간 밀고 당기고 있다. ISSF는 규정대로 대회를 운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우린 비용을 고려하며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서로 문서를 주고 받고 있고, 우리 변호사들이 체크하고 있다. 조율을 거치지만 그 과정이 만만치 않다. 사실 국제대회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게 정설이다. 세계연맹이 대회를 만들었으니 당연하다. 그래서 우린 얼마나 대등하게 맞추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다행히 ISSF 현 집행부와 갈등 없이 보폭을 함께 하고 있다. 우리 조직위도 ISSF 현 집행부를 신뢰하면서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겪은 고충은.

 

“고향에서 국제대회를 맡은 건 개인적으로 자랑거리다. 그래서 4년 동안 적극적으로 했다. 처음엔 법안이 통과 안돼서 어려웠다. 막 준비할 때 다른 지자체가 국제대회 비용 문제 등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었다. 그 결과 돈만 쓰는 대회를 절대 지방에서 유치하지 말라는 분위기였다. 참 막막했다. 하는 수 없이 국회에 있던 경험을 살려 아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하루에 절을 백번 넘게 했다. 결정적으로 그 당시 국회 교문위원장을 맡던 설훈 의원이 손을 잡아줬다. 설 의원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9월12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달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 이상욱 기자

북한 선수단 참가로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상당한 주목을 이끌었다곤 볼 수 없다. 하지만 남북 화해 무드가 지속됐다는 점에선 의미가 크다. 서길산 북측 단장과 대화를 나눴더니 선수단 22명이 모두 불편함 없이 지냈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시민단체와 아리랑 응원단의 성원에 감사하고 있었다. 나도 이번 대회를 통해 ‘동포애’를 한 번 더 느꼈고, 향후 다른 만남을 기약했다. 또 대회기간 중에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평화에 대한 여망을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이어가는 전기를 마련했다. 국가 정책이 아닌 스포츠를 통해 평화에 기여한 만큼 의의가 깊다.”

향후 경기장 활용 계획은.

“결승 시상식 건물 등 몇 개를 신축했다. 하지만 준비하던 4년 전부터 대회 종료 후 활용 계획을 염두에 뒀다. 그래서 결승 시상식 건물은 층고를 아주 높였다. 민간 영역이 하지 않는 사업을 할 수 있는 판단이었다. 예컨대 음악회, 전시회 등. 또 이 건물에서 사회적 기업을 2개 정도 육성할 수 있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목공예 등이 좋은 예가 된다. 더 나아가 벤처캐피탈 인큐베이트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지 훈련 메카로 육성해야 한다. 350억원 들인 걸 이용하려면 사격 외교가 필요하다.”

창원시민과 국민에게 하고픈 말은.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 축구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등 세계 5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개최하는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국가다. 아시아에선 유일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와 창원의 진면모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 별 어려움 없이 대회를 잘 운영할 수 있었던 힘은 창원시민과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 덕분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향후 경기장 활용 계획은.

“결승 시상식 건물 등 몇 개를 신축했다. 하지만 준비하던 4년 전부터 대회 종료 후 활용 계획을 염두에 뒀다. 그래서 결승 시상식 건물은 층고를 아주 높였다. 민간 영역이 하지 않는 사업을 할 수 있는 판단이었다. 예컨대 음악회, 전시회 등. 또 이 건물에서 사회적 기업을 2개 정도 육성할 수 있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목공예 등이 좋은 예가 된다. 더 나아가 벤처캐피탈 인큐베이트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지 훈련 메카로 육성해야 한다. 350억원 들인 걸 이용하려면 사격 외교가 필요하다.”

창원시민과 국민에게 하고픈 말은.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 축구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등 세계 5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개최하는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국가다. 아시아에선 유일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와 창원의 진면모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 별 어려움 없이 대회를 잘 운영할 수 있었던 힘은 창원시민과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 덕분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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