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다녀온 재계 총수들, 추석 연휴 기간 행보는…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9.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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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점검·경영 구상에 고심…남북 경협·신사업 구상 및 점검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4대 그룹 총수들은 각 기업의 주요현안을 점검할 전망이다. 총수들은 추석 연휴 기간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남북경협과 신사업 등에 대한 경영구상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추석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그룹 내 주요 경영현안과 인공지능(AI), 전장(전자장치) 부품 등 회사의 미래사업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만큼 대북사업 구상도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신성장동력 분야의 개발 상황을 살피고 선행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삼성전자의 미래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신규투자 확대, 청년 일자리 창출, 미래성장사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인공지능, 전장, 5G(5세대 통신), 바이오 등 4대 신성장사업에만 3년간 25조원을 투입키로 한 만큼 이 부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연휴 기간, 혹은 10월 초에 캐나다 출장길에 올라 AI 사업 추진 현황을 살피고 전략을 재정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캐나다에는 삼성전자가 몬트리올대학교와 협력한 AI랩과 지난 5월 개소한 AI센터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9월20일 오후 서울 경복궁 주차장에 도착,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포토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미국 통상문제 해결과 지배구조 개편방안 구상 등으로 바쁜 연휴를 보낼 전망이다. 최근 방북까지 고사하며 미국 출장길에 올랐던 정 부회장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을 비롯한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수입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해 '호혜적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현재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정 부회장이 직접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 출국을 앞두고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르면 추석 이후, 늦어도 연내에는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주말에 귀국해 미국 출장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또 자신을 대신해 방북했던 김용환 부회장으로부터 방북 상황을 보고 받고, 앞으로의 경협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남측 경제인들과 공공기업 대표들이 9월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등 북측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포토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최태원 SK 회장은 평소 강조했던 그룹의 딥체인지(근본적 변화)와 실천 방안, 대북사업 구상 등을 구체화하는 데 매진할 전망이다. 매년 10월 SK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한 자리에 모아 개최하는 세미나가 열리는 만큼, 미래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메시지 준비도 병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최 회장은 북한의 양묘장을 직접 살피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모종이나 묘목 등을 심어 기르는 양묘장은 산림 황폐화가 심한 북한에 필요한 시설이다. SK임업을 계열사로 두고, 베트남 등 사막화가 심한 해외국가에 나무를 심는 사회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등 산림산업 분야에 전문적인 경험을 보유한 SK로서는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분야다. SK는 에너지와 통신 등 인프라 구축 부문에서도 다양한 대북사업 구상이 가능하다.

방북이 첫 대외행보였던 구광모 LG 회장은 추석 연휴에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현안을 챙기는 한편 미래준비를 위한 경영구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AR·VR 분야의 기술을 우선적으로 육성키로 하는 등 R&D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LG의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AI와 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추석기간 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휴식을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00일 즈음 발표할 포스코의 개혁 과제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KT 회장은 연휴기간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5G사업 등 현안에 대해 구상할 시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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