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처우개선 촉구
  • 정락인 객원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12.21 08:56
  • 호수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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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김용균씨가 사망한 이후 노동계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내가 김용균이다”라며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드라마 스태프와 대학 비정규직 강사, 환경미화원 등이다.

100인 대표단은 청와대 앞 노숙 농성이나 김씨를 기리는 촛불 추모제를 통해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위험한 업무에 내몰리는 내가 ‘김용균’입니다. 비정규직도 인간입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각계각층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2월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운송설비 점검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를 추모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100인 대표단은 또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을 없애지 않는다면 김씨와 같은 죽음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김씨의 유언이 되어 버린 대통령과의 대화는 살아남은 비정규직의 의무가 됐다”고 말했다. 100인 대표단의 문 대통령 면담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12월19일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 참석해 “컨베이어 벨트는 정말 세고 빨라서 조금만 부주의해도, 옷깃이라도 끼면 바로 죽는 조건이었다. 그런 곳에서 아들이 무서웠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국회나 대통령이 이런 마음을 알아주고, 우리가 뭘 원하는지 생각해서 나라살림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용균씨 아버지 김해기씨도 서부발전 앞에서 개최한 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해 “용균이는 태안화력이 죽인 것이다. 지금도 그 위험한 현장에서 용균이 같은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있다. 당장 발전기를 멈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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