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주사를 맞아도 감기에 걸린다. 독감을 독한 감기로 생각하지만 두 질환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감기는 100여 가지의 감기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라는 특정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는 코와 목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상기도 감염)이다. 감기는 단순히 몸이 피곤하거나 추운 곳에 오래 있었다고 걸리는 병이 아니라 원인균에 감염돼 걸린다. 원인균의 90% 이상은 바이러스다. 현재까지 알려진 감기 바이러스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100여 종이다. 이 가운데 리노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코감기가 가장 흔하다. 감기는 대부분 환자의 기도 분비물이 호흡기를 통해 대기 중에 퍼져 있다가 감염된다.
흔히 콧물, 코막힘, 두통, 미열 등을 주 증상으로 호소하는 코감기가 있다. 인후통, 인후 건조증 또는 쉰 목소리 등이 주 증상인 목감기와 기침, 가래 등이 주로 나타나는 기침 감기 등으로 분류된다. 대개 발열이나 오한과 함께 나타난다. 드물게는 결막염이나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감기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우리 몸의 면역력이 작용해 2주일 정도면 자연 치유된다. 의사가 무리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고칼로리의 음식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감기에 걸리면 가래나 콧물 등 분비물이 많아지는데, 물을 많이 마시면 가래 등이 묽어져 배출이 쉬워진다. 또 열 때문에 탈수 증상이 일어나 입이 마르고 목이 타는데 이때도 물을 많이 마시면 한결 좋아진다. 비타민C가 많은 과일이나 음식물을 먹는 것도 좋다. 적절한 실내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고 실내를 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엔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특효약은 없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감기약은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대증요법)이다. 초기 감기 증상으로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면 이를 억제하는 약을 쓴다. 열이 나거나 목이 아프고 몸살, 두통이 있을 때 해열·진통소염제를 쓴다. 또 가래나 기침이 심하면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억제하는 거담제나 진해제를 복용한다.
이런 약은 증상을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으나 종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감기약을 먹으면 몸에 힘이 빠지고 졸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콧물을 억제하는 약인 항히스타민제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독감으로 인한 세균성 폐렴 주의
흔히 독감(毒感)을 ‘독한 감기’로 여긴다. 또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더불어 전신 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증상이 아주 심한 것이 특징이다. 기침, 인후통,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도 나타난다. 독감은 예방백신이 있지만, 감기는 예방접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도 더 심하고 심한 합병증도 잘 생긴다. 기관지 손상을 받고, 이로 인하여 이차적으로 세균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며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의 만성병이 있는 사람, 건강하더라도 65세가 넘은 사람, 면역이 떨어지는 병이 있는 사람은 해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주사는 9월 중순에서 11월 중순 사이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감기 예방법 4가지
1) 모든 병이 그렇듯 가장 좋은 감기 치료법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습관은 손을 잘 씻는 것이다.
2) 감기가 유행하는 때에는 감기에 걸린 사람을 피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백화점과 시장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3) 규칙적이고 무리하지 않는 생활을 한다.
4) 춥다고 집안에만 있기보다는 밖에 나가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