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옮긴다
  • 광주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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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첫발’ 광주시·금호타이어·미래에셋대우 협약체결
새 공장 후보지 광주형일자리 선도모델 빛그린산단 유력
지역발전 청신호, 송정역·빛그린산단 동시에 살릴 ‘호재’
송정역 인근 39만㎡ 공장 부지 활용 방안 최대 관심사

금호타이어가 광주 소촌동 광주공장을 옮긴다. 공장이 세워진 지 45년만이다. 설립 당시에는 광주 외곽지역이었지만 도심이 확장되고 인근에 KTX까지 개통되면서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었다. 기존 부지 활용 방안, 새로운 부지 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금호타이어 경쟁력 강화와 지역발전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장 이전 자체가 송정역 일대와 빛그린산단을 동시에 살릴 수 있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장 부지가 옮겨가는데 따른 39만㎡가 넘는 송정역 인근 현 공장부지 활용 방안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공장은 부지는 광주시와 광산구의 ‘지역경제 거점형 KTX투자선도지구’ 개발 계획과 맞물려 있는 주요 부지이다. 광주공장 이전 부지로는 ‘광주형 일자리’ 선도모델인 빛그린산단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월 16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미래에셋대우와 ‘광주공장 부지 도시계획 변경 및 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삼수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 이용섭 광주시장, 전대진 금호타이어 부사장 ⓒ광주시 제공
금호타이어는 1월 16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미래에셋대우와 ‘광주공장 부지 도시계획 변경 및 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삼수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 이용섭 광주시장, 전대진 금호타이어 부사장 ⓒ광주시 제공

금호타이어는 1월 16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미래에셋대우와 ‘광주공장 부지 도시계획 변경 및 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맺었다. 광주공장 이전의 첫발을 뗀 것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광주시와 금호타이어는 독립경영과 경영정상화, 고용안전 보장, 신규 고용 창출 등을 실천하기로 약속했다. 금호타이어와 미래에셋대우는 송정역 인근 광주공장용지의 효율적인 활용과 지역사회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개발계획을 검토한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로서는 광주공장 도시계획 변경 및 공장 이전 사업을 위한 용역을 수행하는 입장이지만 향후 투자자로 나설지도 관심이 쏠린다. 사업추진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여수 경도 개발사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송정역 개발에 힘 실릴 듯…KTX투자선도지구 100만㎡까지 확대될 전망

현 공장용지 토지이용계획안이 확정되면 이후 공장 이전도 검토하게 된다. 신공장 이전부지로는 광주형일자리 선도모델인 빛그린산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자동차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금호타이어가 빛그린산단에 합류하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는 현대차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배기량 1천cc 미만 경형 SUV 생산공장을 세우는 광주형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로 광주형일자리 사업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이러한 일각의 기대를 충족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협약식에 앞서 광주시가 협약서에 ‘광주형 일자리를 공동 추진한다’는 문구를 넣으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 행사가 40여분 동안 지연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반면에 공장 이전이 성사되면 광주송정역 개발에는 힘이 실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KTX호남선이 지나가는 광주송정역은 2015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바로 옆에 문을 열었다. 따라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이 확정될 경우 송정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송정역 일원은 정부로부터 ‘지역경제거점형 KTX투자선도지구’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받은 상태이다. 

광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오는 2023년까지 5830억원을 투입, 송정역 주변 64만㎡를 정비·개발할 계획이다. 송정역과 인접한 금호타이어 부지 39만6694㎡까지 포함해 개발계획이 확대된다면, 개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광주시는 공장부지까지 포함하여 개발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64만㎡ 규모로 추진 중인 KTX 투자 선도지구는 100만㎡까지 확대될 전망이고,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에도 지지부진했던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도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땅값만 1.9조’ 금호타이어, 막대한 공장 이전수익 ‘기대반 우려반’

‘땅값만 1.9조’로 추정되는 광주공장 이전에 따른 개발 수익도 관심사다. 광주공장은 2015년 공장 바로 옆에 광주송정역이 문을 열면서 인근 땅값이 크게 뛰었다. 현재 광주공장 인근 송정역 일대는 KTX와 SRT 개통, 투자선도지구 지정, 선운 2지구 개발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태다. 정부가 최근 확정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송정역 일대는 지난해보다 평균 22%가 상승, 광산구 평균(10.3% 인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 송정역 앞 상업지역 땅값도 3.3㎡당 1500만원이던 호가가 3000만원으로 뛰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 이전으로 막대한 개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금호타이어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조삼수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 전대진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시장이 ‘금호타이어 공장이전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조삼수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 전대진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지난해 중국 더블스타 인수 후 진행된 외부컨설팅에서 맥킨지는 광주공장 용지 가치를 1조9400억원으로 평가했다. 광주공장 부지는 총 39만6694㎡(12만평)로 3.3㎡당 약 16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맥킨지는 신공장 건설에는 총 1조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단순 계산하면 부지매각 후 신공장을 건설하면 5400억원의 차익이 생기는 셈이다. 특히 공장 이전 자체가 이 지역의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개발 수익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지 용도 변경 등을 지켜봐야겠지만 예전부터 광주공장을 개발할 경우 수익이 엄청날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일단 현 공장용지 개발로 얻는 수익은 모두 신공장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신공장에는 친환경설비와 첨단자동화장치를 구축해 효율과 수익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생산규모 및 고용 확대를 통해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선순환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노조에 밝힌 상태다. 

1974년 현재 부지로 확장 이전한 광주공장은 설비 노후화 등으로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 신공장 이전 후 공장 효율성을 높이면 연간 35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금호타이어 측은 내다봤다. 막대한 이전 수익으로 친환경 첨단 설비를 새로 마련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상황전개에 따라 부지 용도 변경에 따른 특혜논란 등이 불거질 수도 있어 자금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개발과 관련, 공동주택과 상업시설로만 가득 찬 천편일률적인 개발계획을 지양하고 미래지향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는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대진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공장 이전은 금호타이어의 생존과 미래존속이 걸린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노조, 미래에셋대우, 광주시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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