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③] “진상규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구민주·김종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0 10:42
  • 호수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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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이충연씨 “10주기는 결코 그냥 넘기지 않을 것…다른 유가족·시민단체와 대응방안 논의 중”

“10주기엔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돼 있겠죠?” 정확히 1년 전 용산참사 9주기 무렵 기자와 만난 참사 유가족 이충연씨는 당시 용산 철거민들의 특별사면을 단행한 문재인 정부의 진상규명 의지에 기대를 보였다. 그러나 1월16일, 1년 만에 다시 마주한 그에게선 적잖은 실망기가 엿보였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비하면 감사한 마음은 있지만, 현재 조사 중인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이나 청와대·국회의 반응이 흡족하진 않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똑같이 “용산참사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라 말한 이씨는 “10주기는 결코 아무것도 없이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유가족·시민단체와 적절한 대응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시사저널 최준필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 등 책임자 처벌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사자는 일관되게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그 자(김 의원)는 지금도 위험한 발언을 하고 있다. 참사 당일 본인 부하인 경찰도 한 명 사망했다. 부하를 죽인 지휘자다. 그런데도 같은 일이 벌어지면 또 같은 방식을 택하겠다고 하는 건 무책임한 발언이다. 결코 지금과 같은 위치에 머물며 권력을 가져선 안 될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사퇴결의안 제출을 요구하기 위해 어제(15일) 국회도 찾아간 건데 팔이 안으로 굽는지 적극 나서주는 의원이 없다.”

10주기를 맞이한 기분은 여느 해와 어떻게 다른가.

“한 자릿수하고 두 자릿수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원래 우리 목표가 10년 안에 진상규명하겠다는 거였다. 최대 10년. 이걸 넘으면 이제 20년이 걸릴지, 5·18광주민주화운동처럼 3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 된다. 올해가 매우 중요하다. 국가권력에 의한 피해에 대해 그동안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진 게 없었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었다. 용산참사 이후로 이 나쁜 선례를 끝내고자 하는 게 우리 유가족들의 마음이다.”

용산참사 후에도 유사한 강제퇴거 사태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왜 계속된다고 보나.

“이윤을 추구하며 강제퇴거를 주도하는 권력이 그만큼 힘이 세다는 거다. 10년이 지났지만 이들을 통제할 법이나 제도 하나 바뀐 게 없다. 이주에 대한 지원비 지급 기간이 3개월에서 4개월로 늘어난 것 정도? 어처구니가 없다. 주먹만큼 무서운 게 이런 제도적 폭력이다. 입주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제도를 만들어놓고, 이에 저항하면 범법자로 낙인찍는다.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하는데 10년 동안 그대로였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용산참사에 대해 공식 사과할 뜻을 밝혔는데. 

“10주기 되니까 또 여론에 떠밀려 하시는 거라면 우리도 받고 싶지 않다. 그러나 시위진압에 대한 매뉴얼을 완벽히 만들어 향후 누가 집권하더라도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면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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