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150세④]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피해야 할 5가지
  • 류선우 인턴기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8 08:00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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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하기보다 나쁜 걸 피하는 게 중요”

‘인간 수명 150년’ 전망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제이 올샨스키 미국 일리노이대 공중보건학부 교수는 “건강 증대가 없는 생명 연장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초장수 시대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일반인의 관심이 쏠려 있다. 2000년 이후 출생자는 150살을 살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앨라배마대 장수연구소 소장인 스티븐 오스타드 생물학과 석좌교수도 “추가로 주어진 삶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취재진은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무병장수를 위한 기본 생활습관을 추천받아 종합했다. 그 결과, 건강에 좋다는 것을 하기보다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우선이라는 공통점이 나왔다. 이를 5가지로 정리했다. 사람은 대부분 건강하게 태어나므로 그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동해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는 “몸에 좋은 무언가를 하기보다 나쁜 걸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인간의 육체는 완성형이다. 우리는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상태로 태어났다는 말이다. 그런 몸이 망가지는 이유는 우리가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해서다”라고 강조했다. 

60대 노인이 한강시민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60대 노인이 한강시민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1.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의존  

운동은 하지 않고, 비타민이나 오메가3를 챙겨 먹으면서 자신은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특히 간과 콩팥에서 반복적으로 걸러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신동해 교수는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인공 화합물이 수명 자체를 연장해 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연장된 삶의 건강까지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인공 화합물을 장기간 복용하면 간과 콩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단지 누가 선물로 줘서, 혹은 몸에 좋다는 얘기만 듣고 무조건 그런 것을 먹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2. 과도한 식사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건강 장수법은 소식(小食)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영장류 실험에서도 식사량을 30% 줄인 실험군이 정상 식사를 한 실험군보다 사망률이 8% 낮았고, 암이나 심장병 같은 노화 관련 질환 발병률은 18%나 낮았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장수인들 중 과식하거나 뚱뚱한 사람은 없다. 적게 먹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오래 산다는 것”이라고 했다.

소식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류동렬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과학과 교수는 소식의 기준을 “영양실조가 걸리지 않는 정도”라고 제시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이 100이라면 이것의 60~70%만 먹으라는 얘기다. 류 교수는 “노화가 진행되면 노화 방지 분자(NAD)가 감소한다. 반대로 이 분자를 늘리면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그 방법은 열량 제한 즉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3. 지나친 운동 

전문가들은 건강한 삶의 필수조건으로 운동을 꼽으면서도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은주 교수는 “운동하면서 생긴 근육 손상을 회복하는 물질(글루타티온)이 나오는데, 이 물질에 항산화효과(항노화)가 있다”면서 “그러나 운동이 지나치면 글루타티온의 양보다 활성산소의 양이 더 많아져 노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과한 운동량에 대해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한 다음 날까지 여기저기 아프면 지나친 운동량”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운동량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5일 이상 운동하는 것을 권한다. 하루 15~30분이 좋은데,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가 알맞다. 평소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는 것은 과한 운동량”이라고 조언했다. 

■4. 과로·스트레스 방치 

건강 장수를 위해 육체적 건강보다 정신적 건강이 강조되는 요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신적 건강을 추가한 새로운 건강의 정의를 제시한 바 있다. 안택원 한국항노화협회 이사는 “노인의 3D(Depression(우울증), Delirium(섬망), Dementia(치매)) 관리가 건강 장수를 위한 한 가지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은 사람이 과로나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이는 암이나 혈관질환으로 조기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면역과 염증 정도를 종합해 보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보다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5. 사회생활에 관심 끊기 

미국 미네소타주 의학협회가 내린 노인의 정의는 △늙었다고 느낀다 △배울 만큼 배웠다고 느낀다 △‘이 나이에’라고 말하곤 한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고 느낀다 △젊은이들의 활동에 관심이 없다 △듣기보다 말하는 것이 좋다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등이다. 노인의 정의에 나이는 포함되지 않는다. 

나이가 많아서 노인이 아니라 모든 것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 늙음이 찾아온다는 의미다. 장수 전문가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는 “수많은 백세인을 만나본 결과, 그들은 한결같이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래 살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오래 살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더 조밀하게 갖춰야 한다. 과거처럼 늙었다고 스스로 고립해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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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영양학자 진 메이어 교수의 ‘남편 빨리 죽이는 10가지 방법’ 

1. 남편이 뚱뚱해도 개의치 말라.
2. 술을 취하게 마셔도 방치하고 오히려 단 과자를 권한다.
3. 항상 가만히 앉아 있게 한다.
4. 기름진 음식을 식탁에 더 올린다.
5. 짜고 매운 식사에 길들게 한다.
6. 설탕을 넣은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켜게 한다.
7. 담배를 피워도 내버려 둔다.
8. 밤을 새워 일해도 자라고 권하지 않는다.
9. 휴가 여행을 가자고 조르지 않는다.
10. 남편이 한 일에 대해 끊임없이 잔소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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