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제2신항 연기”…김경수 지사 공백 틈 탄 창원의 역습?
  • 경남 창원 = 황최현주 기자 (sisa5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2.0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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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신항 연기에 창원시, 경남도와 갈등 양상
김 지사 공백 틈 탄 '얌체 짓' 논란에 허성무 창원시장 "진해는 창원 땅. 적극적 사업 관여 당연"

진해 제2신항 사업이 지난 2월 7일 무기 연기됐다. 이를 두고 김경수 도지사의 빈 자리가 커 보인다는 목소리와 함께 지사 공백을 틈 탄 창원시의 '밥그릇 챙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대형 국책사업을 앞두고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갈등'을 빚는 양상이다.  

제2신항은 그 동안 부산 가덕도냐, 진해 제덕만이냐를 놓고 경남도와 부산시가 경쟁을 벌여오다 최종 제덕만으로 결정됐다. 입지 선정에 이어 해수부와 경남도, 부산시는 오는 2월 11일 부산항만공사에서 업무상생협약을 체결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해수부와 경남도는 지난 2월 7일 어민들의 요구를 반영한다는 명분을 들어 제2신항 문제를 무기한 보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정이 연기된 원인의 하나로 창원시가 갑자기 제2신항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경남도와 창원시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사 공백을 틈 탄 창원시의 '밥그릇 챙기기' VS 진해는 창원 땅, 적극 참여는 당연

창원시는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 직후인 지난 1월 31일 제2신항과 관련한 목소리를 내면서 경남도에 섭섭함을 표하고 나섰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이 날 기자회견까지 열어 진해가 창원땅임을 내세우며 어민피해와 환경문제 등 비용을 고스란히 창원시가 해결해야 함에도 시를 배제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 진해 제덕만에 조성될 제2신항 조감도 ⓒ창원시
경남 창원 진해 제덕만에 조성될 제2신항 조감도 ⓒ창원시

허 시장은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창원시를 배제하는 사업진행은 ‘주인 없는 손님들의 잔치’라며 진해가 창원 땅이라는 점과 환경피해와 어업손실 등 사회적 비용은 창원이 감내해야 한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창원시 역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창원시에 따르면 신항 건설과 관련해 가덕도는 18조원이 투입되는 반면, 창원은 12~13조 정도 투입된다. 경제적으로 따지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항만건설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과 관련, 경남도는 김 지사 구속 직후 도 전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창원시가 갑자기 제2신항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7일 “김 지사 구속 직후 갑자기 제2신항 문제로 기자회견을 연 창원시의 행동에 황당함을 느꼈다"면서 "그 동안 창원시에서는 제2신항 협약 등과 관련해 아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정된 일정이 무산된 것은 해수부와 부산시와 신항 명칭 문제 등 약간의 의견충돌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창원시가 갑자기 협약에 동참시켜 달라는 요구와도 솔직히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밥그릇 챙기기' 지적과 관련해 창원시 관계자는 “신항 조성에 따른 환경 피해와 어민피해는 고스란히 창원시의 몫이 될 것이므로 시는 줄곧 협상테이블에 나서겠다는 요구를 해왔다"며 "김 지사와 허 시장 모두 같은 당원이고, 막역하므로 일부에서 우려하는 '갈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진해2신항은 경남을 글로벌 항만비즈니스 도시로 만들어 지역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김경수 지사의 총선 공약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제2신항은 오는 2040년까지 12조 7991억원을 투입해 컨테이너부두 17개 선석, 피더선부두 4선석이 신설된다.

일대 항만 배후단지 입주 예정기업은 110개 정도이며 연간 약 70억 정도의 지방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경남도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31일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진해제2신항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창원시
지난 1월 31일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진해제2신항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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