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섭의 the건강] 귀한(?) '맹물' 주고받는 문화 어떨까요?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2.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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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회의원이 맹물을 찾은 이유···주스·커피보다 귀하신 몸 '물'

며칠 전 한 모임에서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을 만났습니다. 비만에 대한 얘기 도중에 자신이 선거 기간에 경험했던 에피소드를 하나 꺼냈습니다. 유세를 다니면 가는 곳마다 커피나 주스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하루에 수십 잔씩 마시다 보니 살이 찌는 것은 물론 당뇨까지 걱정됐다고 합니다. 바쁜 일정에 시간을 내서 양치질할 수도 없어 입 냄새도 심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은 주스 대신 맹물을 달라고 했더니 당뇨가 있느냐고 되묻더라는 겁니다. 국회의원 후보가 건강하지 않으면 누가 표를 주겠습니까. 그래서 당뇨는 없는데, 이가 썩을 것 같아서 물을 마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pixabay)
(ⓒpixabay)

 

식당에는 으레 커피자판기가 있어 공짜로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커피는 카페인이 있으므로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일반 과일을 짜서 주스를 만들면 공장에서 생산한 주스와 다릅니다. 색소, 맛, 향을 추가해야 예쁘고 맛있는 주스가 됩니다. 그만큼 당분이 많으므로 자주 마시지 않는 게 이롭습니다. 그런데도 병문안을 할 땐 유독 주스를 사 들고 갑니다. 

과거 설탕이 지금처럼 풍족하지 않은 시절엔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설탕물로 대접하곤 했습니다. 맹물을 내놓으면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 관습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설탕물이 커피나 주스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오히려 맹물이 귀해진(?) 세상입니다. 

건강엔 주스나 커피보다 맹물이 이롭습니다. 최근 수돗물을 먹어도 되는지, 생수나 정수기 물이 수돗물보다 좋은지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한마디로 수돗물을 먹는 게 안전하고 가격도 싸다는 결론입니다. 맹물 그것도 수돗물을 대접하고 대접받는 문화를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 수돗물을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 
1. 수돗물을 틀어 조금 흘려보냅니다. 외출이나 취침 등 수돗물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수도관 내에 정체되어 있던 물을 빼내는 게 좋습니다. 하루 중 처음 사용할 경우 2~3분 정도 물을 흘려보내면 되고, 흘려보낸 물로는 설거지하면 됩니다. 
2. 유리 용기나 사기에 보관합니다. 금속용기에 담은 물은 산화가 빨라 유리나 사기 용기에 담은 물에 비해 쉽게 변합니다. 
3. 물을 받아 냉장고에 두고 마십니다. 수돗물을 냉장고에 넣어 차게(4~15°C) 마시면 용존산소량이 증가하고 청량감도 좋아집니다. 
4. 기호에 따라 찻잎이나 레몬 조각을 넣어 마십니다. 수돗물을 그릇에 담아 레몬 조각이나 찻잎을 조금 담가두면 염소 냄새가 없어집니다. 찻잎의 칼슘 성분은 물맛도 좋게 합니다.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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