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4호기 제어봉 낙하, 1년 만에 또다시 오작동 ‘불안’
  • 부산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3 21: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시, 고리원전 긴급 방문…“계속되는 원전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
원전 내 지자체 합동사무소 신설…원전안전‧감시 보장 등 정부 요청

지난 2월20일 오후 5시 33분께 고리 4호기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이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오작동을 일으켰다. 격납건물 부식이 확인된 고리 4호기에서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부산시는 2월 22일 고리원전본부를 긴급 방문해 계속되는 원전사고 재발방지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부산시 김종경 시민안전혁신실장은 “지난해부터 고리원전에서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원전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은 만큼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앞으로 원전 측과 협력을 강화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신속한 상황 파악과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자체의 원전안전 및 감시 등에 대한 참여권 보장 △원전 내 지자체 합동사무소 신설 △원자력안전협의회 운영 개선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 광역지자체 추천권 보장 등을 중앙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상세하게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며 “원전 안전은 시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시민들에게 최우선으로 공개하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월20일 오후 5시 33분께 원자에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 52개 중 1개가 낙하한 고리원전 4호기. ©연합뉴스
2월20일 오후 5시 33분께 원자에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 52개 중 1개가 낙하한 고리원전 4호기. ©연합뉴스

최근 1년 내 두 차례 발생…부실 정비 의혹도 제기

앞서 지난 2월20일 오후 5시 33분께 고리 4호기에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 52개 중 1개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낙하했다. 한수원은 절차에 따라 오후 6시 11분께부터 원자로 출력을 내리기 시작했고, 오후 9시 30분께 원자로 출력 49% 수준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리원자력발전소 내 제어봉 고장은 최근 1년 내 두 차례나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다. 앞서 지난해 5월 28일 오후 7시 52분에 신고리 1호기에서도 제어봉이 낙하했다. 당시 낙하 신호에 따라 터빈 출력은 자동으로 85% 수준으로 낮아졌다. 당시 고리원전본부가 확인한 결과 실제 제어봉은 작동하지 않았고, 제어봉 위치를 알리는 신호 체계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번 고리 4호기도 정비 1년이 채 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자 부실 정비 의혹도 일고 있다. 지난해 오작동을 일으킨 신고리 1호기는 계획예방정비 두 달 만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리원전본부는 18개월 마다 각종 법정 검사와 원전 연료교체 등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한다고 밝혔으나, 가동된 지 34년째인 고리 4호기의 노후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8월 5일에도 정상운전 중 주증기 차단밸브 제어유가 누설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고리원전본부 측은 “18개월 마다 각종 법정 검사와 원전 연료교체 등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하는 등 성능 저하에 따른 고장을 방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