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원로’ 박찬종이 유영하 변호사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
  • 김지영 기자·정리 이준엽 인턴기자 (young@sisajounal.com)
  • 승인 2019.02.26 14:00
  • 호수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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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쓴소리 원로’ 박찬종 변호사

혼돈의 시대다. 혹자는 난세(亂世)라 부른다. 갈피를 못 잡고, 갈 길을 못 정한 채 방황하는, 우왕좌왕하는 시대다. 시사저널은 2019년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특별기획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 등 각계 원로(元老) 30인의 ‘대한민국, 길을 묻다’ 인터뷰 기사를 연재한다. 연재 순서는 인터뷰한 시점에 맞춰 정해졌다. ⓛ조정래 작가 ②송월주 스님 ③조순 전 부총리 ④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⑤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 ⑥김원기 전 국회의장 ⑦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 ⑧박찬종 변호사 

서울구치소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 비판해 파장이 일었다. 유 변호사는 2월7일 TV조선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고 했던 황 전 총리를 겨냥했다. 유 변호사는 “자신(황교안 전 총리)을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국무총리로 임명한 그분이 수감생활을 하고 계신다. 그 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고 있는데 그걸 몰랐다? 모른다? 저는 거기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 대표 후보 가운데 ‘친박 후보’로 분류된 황 전 총리를 향해 박 전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간접 전달했다는 분석이다. 유 변호사는 또 “(박 전 대통령) 수감 직후부터 허리가 안 좋으시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교도소 측에 몇 번에 걸쳐 얘기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수감 때도 책상과 의자가 들어간 걸로 알고 있으니 똑같이 예우를 해 달라고 했지만 계속 반입이 안 됐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박 전 대통령 수감 생활을 챙기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황교안=배신자’ 프레임이 떠오른 것이다.  

2월7일 유영하 변호사가 TV조선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 근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TV조선 캡쳐 

이에 대해 박찬종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유영하 변호사에게 시사저널을 통해 묻겠다”며 공개 질의를 했다. 박 변호사는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책걸상을 넣어줄 수 있으면 넣어주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 등이 ‘다른 사람은 안 해 주는데 박 전 대통령만 해 주면 특혜를 준 것처럼 보인다’며 규정대로 했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황 권한대행 입장에서도 특혜를 주는 것처럼 보일 게 뻔한 데 그걸 넣어주는 게 맞느냐?”고 유 변호사에게 물었다. 

‘수인번호’와 관련해서도 박 변호사는 “누구든 전화번호나 주민번호를 깜빡 잊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가 몇 번인지 꼭 외우고 있어야 되나? 유 변호사가 황 전 총리에게 대통령 수인번호가 몇 번인지 물어본 적 있나?”라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책걸상, 수인번호’ 논란이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교도소 안에도 그 논란이 전해졌을 텐데 (박 전 대통령의) 반론이 전혀 없다. (황 전 총리에게) 토라진 마음이 사실이라고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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