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내세워 미국과 관계 다지는 개최국들
  • 하노이(베트남)=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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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만남 전에 꼭 열리는 ‘개최국-美 정상회담’
“베트남과 미국 관계도 계속 발전할 것”

북미 정상회담은 당사국뿐만 아니라 개최국 입장에서도 초대형 이벤트다. 일단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개최국 정상과 미국 대통령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성사되기 때문이다. 

2월27일 오전 10시50분경 하노이 주석궁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만났다.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본인의 첫 번째 베트남 방문을 언급하며 양국의 관계에 대해 강조했다고 한다. 그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한 적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왼쪽) 미국 대통령과 응우옌 푸 쫑(가운데 오른쪽) 베트남 국가주석이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미-베트남 무역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왼쪽) 미국 대통령과 응우옌 푸 쫑(가운데 오른쪽) 베트남 국가주석이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미-베트남 무역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자리에선 몇몇 거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베트남의 저가항공사 뱀부항공과 비엣젯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각각 항공기 10대와 100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총 157억 달러(17조5700억원) 규모다.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주석궁 인근의 정부청사로 옮겨 응우옌 수언 푹 총리를 만났다. 오찬을 함께 한 이들은 서로 환담을 나눴다고 한다. 푹 총리는 미국의 경제적 성과를 칭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방문 이후 베트남은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고 추켜세웠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은 세계 최고의 미국 무기를 구입할 잠재력을 갖췄다”고도 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도 미국과의 관계를 다질 기회를 얻은 바 있다. 회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이스타나궁(대통령궁)에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여러분이 보여준 환대와 전문성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당시 미국-싱가포르 정상회담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의 만남 이후 3년 만에 성사된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72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나아가 “2018년 11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가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정상회의 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대신 참석했다. 그럼에도 리 총리는 당시 펜스 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싱가포르와 미국의 파트너십이 꾸준하고 굳건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과 미국과의 사이 또한 돈독해질 거란 전망이 있다. USA투데이는 2월26일 “50년 전 미국과 베트남은 심각한 교전국이었다”며 “하지만 양국의 관계가 경제와 안보 이익을 바탕에 두고 협력하는 사이로 나아가고 있다는 시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디플로맷은 2월27일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과 베트남 관계는 경제나 민간 교류뿐만 아니라 안보 측면에 있어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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