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5일에 한 번만 등판하는 이유는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7 13:00
  • 호수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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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의 생활건강] 근육 손상 회복에 최소 72시간 필요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 류현진 선수는 올해도 메이저리그 야구의 선발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LA 다저스 간판 투수 커쇼와 뷸러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류현진이 개막전에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야구선수가 소화해야 하는 총 경기 수는 일 년에 162경기로 류현진은 그중 20여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이 올해 200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게 되므로 경기당 약 10억원을 버는 셈이다. 

이런 고액의 선수를 왜 한 번 선발 등판한 후 반드시 5일을 쉬게 하는 걸까? ‘잘 던지는 사람이 매일 등판해 던지면 팀이 더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많은 의사와 과학자들은 선발투수가 한 경기 공을 던지면 4일간은 쉬어야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고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 자주 던지면 어깨 근육과 인대에 무리가 가서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없다. 과거 우리나라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잘 던지는 투수가 자주 올라오는 일이 많았다. 한국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의 박철순 선수는 24승 7세이브 중 22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 이듬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장명부 선수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51경기에 등판해 30승 6세이브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두 명의 슈퍼스타는 1년 동안 무리하게 던진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그 후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은퇴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우리가 운동을 하면 누구나 근육과 인대에 작은 손상이 생긴다. 이런 작은 손상은 며칠 안에 몸 안의 자가 치유 시스템에 의해 깔끔하게 복원된다. 문제는 자가 치유 시스템에 의해 완벽하게 회복되기 전에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을 때 생긴다. 작은 손상들이 축적돼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통증이 발생하고 나중에는 근육과 인대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생긴다. 이를 과사용증후군이라 부르는데, 이 지경이 되면 상당 기간 쉬어도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아 경기력이 떨어지고 선수 생명이 짧아진다. 


운동할 때도 휴식 가져야 효과적

그렇다면 근육과 인대는 얼마나 쉬어야 원상태로 회복될까? 연구에 의하면, 72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 후 최소 만 3일 이상 지나야 운동하면서 입었던 손상이 대부분 회복된다. 그래야 다시 운동해도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선발투수의 경우 한 경기에서 대략 100개의 공을 던지기 때문에 등판 후에는 4일 정도 휴식한다.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이 그렇다. 한 번 운동을 하면 적어도 3일 정도는 쉬어야 작은 부상이 축적되지 않는다. 그래서 피트니스클럽에서 근육 운동을 할 때도 상체와 하체 근육을 나누어 돌아가면서 휴식 기간을 가져야 더 효과를 볼 수 있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매주 한 번씩 1년에 52회 라운딩하는 것보다 3일 동안 매일 36홀씩 6회 라운딩하는 것이 훨씬 더 손상이 심하다. 요즘은 80대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골프를 즐긴다. 오랫동안 골프를 즐기고 싶으면 적어도 3일 정도는 휴식을 하고 운동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한 가지, 프로 선수들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를 하지 않는 비시즌 동안 피나는 체력훈련을 한다. 그래야 시즌 동안 부상 없이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골프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지는 비시즌 동안 어떻게 몸을 관리하고, 운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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