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하키팀 내홍 어디까지?…하키협회·권익위 줄줄이 김해行
  • 경남 김해 = 황최현주 기자 (sisa5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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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훈 대한하키협회장 “허성곤 시장 만나 중재 모색할 터”

김해시와 시청하키팀의 알력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태해결을 위해 대한하키협회와 국민권익위원회까지 김해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사저널 2월 18일 보도 ‘깊어지는 김해시 하키팀 '내홍'...코치 임용 반대가 '팀 해체'로?’ 기사 참조)

김해하키경기장에서 연습하고 있는 김해시 하키팀 선수들 ⓒ김해시 하키 선수단
김해하키경기장에서 연습중인 김해시 하키팀 선수들 ⓒ김해시 하키 선수단

 

하키팀 거취따라 김해시와 허성곤 시장 체면 구길 가능성도 

감독과 선수들이 반대하는 사람을 구단주인 시청이 코치로 선임하면서 촉발된 일련의 사태는 '팀 해체', '선수단 '전원 사퇴' 등 서로 강수를 예고하기도 했으나 일단 해당 코치를 선수들과 격리 조치하는 것으로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한하키협회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김해시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 김해시와 허성곤 시장이 체면을 구길 여지를 남겼다.

특히 김해시가 지난 3월 27일 오는 2023년 전국체전 개최 도시로 결정되면서 시청 관계자에 이어 일부 시의원까지 '팀 해체' 라는 강공책을 고수하던 김해시가 '수비'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고, 결국 하키팀과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것 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감독과 선수들은 김해시가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방법으로 팀 분위기와 명성을 뒤흔들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선수들은 대표적인 시청의 언론플레이로 감독의 겸직 문제와 팀 주장인 서아무개 선수의 코치 낙마와 하키용품점 운영 등을 꼽았다. 

먼저 서 선수는 김해 모처 하키용품점 운영과 관련해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시청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 선수에 따르면 유니폼과 하키용품 등은 특성상 해외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반드시 시와 계약한 업체하고만 거래를 해야 하고 자신이 용품점을 운영한다 해서 김해시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한 바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김 감독 또한 겸직과 관련해 허성곤 시장으로부터 직접 동의를 직접 얻은 사안인데 김해시가 자신을 흠집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시가 겸직을 지적하며 공무원채용법 등을 운운하는 것은 계약직인 신분에 비추어 법리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5년 경남하키협회(당시 회장 허성곤 김해시장) 전무와 2018년 인제대 스포츠헬스케어학부 겸임교수를 지냈다.

김 감독과 선수들은 지난 달에 이어 최근까지 ‘폭행과 폭언, 인격모독 등을 일삼는 코치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시청이 일방적으로 감독의 계약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선수들은 2년에서 1년으로 축소한 것도 코치 임명 반대에 따른 관련한 보복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청이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는 팀의 성적에 대해서도 김감독은 "2016년, 2017년도에 열린 KBS배 전국 춘계 남녀하기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면서 특히 2017년 대회에서는 김감독 자신은 지도자상을 받았고, 서 주장은 최우수 선수로 뽑혔는데 시청의 '핑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지난 3월 27일 김해시는 그동안 염원하던 2023년 전국체전 유치가 확정돼 축배를 들고 있다.
지난 3월 27일 김해시는 염원하던 2023년 전국체전 유치를 확정했다. 

 

대한하키협회 "창단도 힘들지만 해체는 더욱 어려운 문제, 역할 하겠다"

전국체전 유치 결정에도 김해시는 ‘하키팀 해체’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하키팀을 없애는 한이 있어도 고질적인 병폐를 없애야 한다"던 시 관계자는 "일부 시의원들 중에서 ‘하키팀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 '수비' 전략의 변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여 코치 임용 철회까지 양보할 뜻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시 체육지원과는 "여 코치의 폭행 전력은 지울 수 없지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뜻을 하키팀에 다시 전달했다"면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전력이 없어 임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하키팀의 실적이 구단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 하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국에 하키팀은 성남시청과 인천시체육회, 국군 상무팀, 김해시 이렇게 네 팀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때 성적을 두고 이야기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하키협회는 21일 김해시 하키팀의 성적은 좋은 편이라고 언급하며 김해시의 입장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협회 관계자는 "김해시와 팀의 내분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팀 해체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을 하나 창설하는 것도 어렵지만 해체하는 과정은 더욱 더 어렵다. 전국에 실업 하키팀이 얼마 없는데, 김해팀이 없어지는 것은 협회 입장에서도 좌시할 수 없는 긴급한 문제”라며 “빠른 시일 내에 강동훈 협회장이 허성곤 시장을 만나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해시 하키팀의 내홍과 관련 지역 체육계 원로는 “김해시가 전국체전 유치를 축하하는 축배를 들고 있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지 않으면 허성곤 시장 임기 내내 ‘리더십 부재’라는 오명이 따라다닐 것"이라며 " ‘팀 해체’가 과연 허시장의 뜻인지 궁금하고 이러한 '흔들기'는 잘 하고 있는 다른 스포츠 분야 선수들까지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3월 22일 "선수들의 진정서가 이미 접수됐고 이를 바탕으로 여 코치의 폭력, 인격 모독 등과 관련한 조사를 3월 중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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