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반토막’…내리막 어디까지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5 15: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前분기 대비 42.6% 급감
반도체·디스플레이 불황 속 당분간 ‘깜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 시사저널 고성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 시사저널 고성준

삼성전자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예고대로' 어닝쇼크(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를 기록했다. 그냥 어닝쇼크도 아닌, 10분기 만의 최소 영업이익이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4월5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약 7조1000억원)보다 훨씬 낮다. 전분기(10조8000억원)보다 42.6% 줄면서 거의 '반토막'이 됐다. 1년 전(15조6400억원)에 비해서는 60.4% 급감했다. 지난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만에 최저치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2017년 1분기(9조9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25.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9%였다.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 매출은 전분기(59조2700억원)보다 12.3%, 지난해 같은 기간(60조5600억원)보다 14.1% 각각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강국면)'에 기인한다. 사업에서 '반도체 편중'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삼성전자는 앞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기에는 호실적을 구가했다. 호황이 사그라들자마자 실적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에 반도체 편중을 극복하고 신(新)성장동력을 찾지 않으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6년 1분기 이후 첫 분기 영업손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당분간 뚜렷한 돌파구가 없어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같은 10조원 이상의 분기 영업흑자를 내기 어려울 거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 회복과 가격 반등 가능성이 예상되는 데다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회복 기대감도 나오고 있어 실적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3월26일 자율공시를 통해 발표한 '2019년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에서 "당초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미 밝혔다. 재계 1위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율공시를 통해 전반적인 실적 상황에 관해 설명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 기술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리소스 운용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