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레전드’ 박한이의 씁쓸한 결말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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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은퇴 선언’…역전승 이끈 날 가진 술자리가 화근
박한이 “팬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

KBO리그 최고참인 삼성 타자 박한이(40)가 불명예 은퇴를 선언했다. 음주운전에 적발돼서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박한이는 5월27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를 냈다. 자녀를 등교시키고 귀가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당시 경찰 조사 결과 박한이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65%로 나왔다. 면허정지 수준이다. 

5월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7회초 삼성 박한이가 안타를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5월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7회초 삼성 박한이가 안타를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구단 측은 “박한이가 전날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마치고 자녀의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셨다”고 설명했다. 박한이는 “음주운전은 내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구단은 이번 사건을 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했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언론에 “빠른 시일 내에 상벌위원회를 열어 박한이의 음주운전에 대해 심의할 계획”이라며 “음주운전 적발 직후 은퇴를 선언한 경우가 없어 제재와 관련해선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박한이는 “징계나 봉사활동 등 어떤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팬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고 했다. 

부산고와 동국대를 나온 박한이는 2001년 삼성 소속으로 KBO에 데뷔했다. 올해까지 19년 동안 삼성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통산 2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4(7392타수·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49도루 1211득점을 올렸다. 

음주운전 적발 전날 치른 5월26일 키움전에선 역전 끝내기 2루타를 터뜨리며 4대3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 올 시즌 박한이는 30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7리(74타수·19안타) 2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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