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화병(火病)’ 5년 새 2배 이상 증가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4 15: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업·입시 스트레스가 원인 

중장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화병이 최근 10대 학생에게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18년 화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40대 이상 환자는 10만779명에서 1만65명으로 감소했다. 반대로 30대 이하 젊은 세대는 같은 기간 2585명에서 4078명으로 많이 증가했으며, 10대 환자는 312명에서 653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정선용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10대는 입시 준비 때문에 온종일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과 시간이 없어 더욱 화병에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화병은 여성이 결혼 후 시집살이하면서 억울하고 분한 일들이 차곡차곡 누적되다가 갱년기에 기운이 떨어져 쌓인 화를 통제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쌓여있던 화가 신체적 증상(가슴 답답함, 열감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시사저널=이종현 기자
ⓒ 시사저널 이종현

이와 달리 청소년기의 화병은 학업 스트레스와 친구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이 누적되다가 기운이 왕성해지는 청소년기에 쌓인 화를 통제하지 못하고 폭발하면서 생긴다. 신체적 증상 이외에도 거친 행동으로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스트레스가 지속해서 누적된 것이 화병의 원인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스트레스 원인 제거가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정 교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병이라는 생각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거나 오랜 기간 쌓인 스트레스를 단기간에 치료가 어려울 것이라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화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 질환이나 암과 같은 질환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와 함께 지속적인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 된다. 운동을 통해 체력이 길러지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같은 환경에서도 화병이 재발할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화병 치료를 통해 증상이 나아지기 시작하면 주 5회 정도 30분 정도의 걷기와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여유가 되면 근력 운동도 함께 하면 좋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