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2호선 ‘착공’ 없는 착공식 쇼 될라”
  • 정성환 호남취재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5 14: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시, 총사업비 확정 전인데도 ‘6월 착공식’ 무리한 추진
정무창 시의원 “연내 착공 과시 위한 가불 착공식” 맹비판

광주시가 추진 중인 도시철도 2호선 6월 착공식이 ‘보여주기식 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착공을 위한 행정절차들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정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착공’없는 이른바 가불 착공식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시의원 “목적이 앞서는 보여주기식 착공식 곤란…제대로 절차 밟아야”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청 전경

정무창 광주시의원은 4일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결산 심사에서 “도시철도 2호선 총사업비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도 안됐다”며 “그런데도 시민들에게 ‘연내 착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홍보하기 위해 착공식을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입장을 확정한 광주시는 올해 6월 착공식을 목표로 해왔다. 행정절차가 더디게 진행되자 한때 광주시가 착공식 시기를 6월에서 수영대회 이후로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 의원 측은 “최근 도시철도건설본부 등에 문의한 결과 여전히 6월 착공식 목표는 유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 절차에 필요한 물리적 기간이 이미 빠듯해 6월 착공식 강행이 무리라는 게 건설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아직 총 사업비 조정을 위한 기재부 문턱부터 넘지 못하면서다.

정 의원에 따르면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기본설계 당시 2조579억원이던 총사업비를 2조1925억원으로 상향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증액분에 대한 기술검토 등으로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 

정 의원은 “다음 단계인 사업계획 승인의 경우 국토교통부에 신청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며 “국토부 승인 이후에는 조달청 계약 의뢰라는 마지막 절차도 남겨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행정절차를 순조롭게 끝낸 뒤 입찰계약에 이은 시공사까지 선정하려면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5~6개월 이상 걸린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정무창 광주시의원
정무창 광주시의원

정 의원은 “광주시는 당초 4월말이면 기재부와 총사업비를 마무리하고 국토부의 승인을 거쳐 6월말에 공사에 들어 갈수 있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총사업비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미 6월 착공식을 위해 정해 놓은 수순부터 빗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무창 의원은 “착공식에 문 대통령 참석여부도 결정되지 않았고 행사를 진행할 업체 선정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6월에 총사업비가 결정된다’는 가정 하에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착공없는 착공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치적 고려없이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차분하게 착공식 시기를 정해야 한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광주시의회의 시각도 곱지 않다. 시의회는 지난 광주시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도시철도 2호선 착공식 예산 증액에 제동을 걸었다. 시는 올해 본예산에 착공식 예산 4200만원을 편성했다. 추경을 통해 2500만원을 늘리려 했지만 시의회는 시가 제출한 추경안 중 1500만원을 삭감하고, 1000만원만 통과시켰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총 구간 41.842㎞로, 3단계에 걸쳐 건설된다. 1단계는 광주시청∼백운광장∼광주역을 잇는 17.002㎞ 구간으로 실시설계가 완료됐다. 2단계 광주역∼일곡지구∼광주시청을 연결하는 20㎞ 구간은 실시설계 중이고, 3단계 백운광장∼효천역 4.84㎞ 구간은 아직 설계를 발주하지 않았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