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文의 남자' 양정철 광폭 행보…당대표급 넘어섰다?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5 18: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정철, 박원순·이재명 잇단 회동…“정치적 해석 말아달라”

[정두언의 시사끝짱]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소): 시사저널 오늘 또 이슈를 끝장내 줄 두 분 전문가 모시고 대담 나누겠습니다. 정두언 전 의원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금방 여름으로 갔습니다. 벌써 30도를 오르내리는 아주 더운 날씨인데. 날씨만 더운 게 아니라 지금 정치권 돌아가는 상황도 국민들 마음을 더 덥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두 분께서 촌철살인으로 멋진 정치평론해줄 걸로 기대합니다. 먼저 최근에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한 양정철 원장의 행보. 여러 차례 보도됐는데 굉장히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정 의원님, 양정철 원장 하면 아무래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민주연구원장 맡은 이후 행보 어떻게 보세요. 

정두언 전 의원(정): 아주 현란해요. 광폭행보라는 평가도 있는데. 저는 나쁘다고 보진 않아요. 정치권을 상상력을 갖고 뒤흔드는 것도 좋은 모습인데. 그게 결국 선거를 위했든, 재집권을 위했든, 정치권이라는 게 원래 선거나 재집권을 위한 거니까. 본인은 굉장히 겸손하게 움직이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예를 들어서 서울시장.

소: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 

정: 이들하고 왜 만났느냐하면 연구원과의 협업을 위해 만났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면 연구원장을 만나야지. 경기연구원장, 서울연구원장을 만나야지. 왜 시장하고 지사를 만나냔 말이죠.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배): 직전까지는 원장을 만났는데. 국정원장도 만나고.

소: 일단 취임하면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났고, 그러고 나서 서훈 국정원장과 밤중에 만나는 모습이 언론에 의해 포착되고 하는 모습에 이어서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지사까지 만나니까 여러 해석들이 더 나오는 것 같아요. 배 소장은 어떻게 보셨어요.

배: 저도 의원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바람직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이른바 ‘양비 시대’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소: 양정철 비서관을 통칭하는 말이죠.

배: 장비가 아니라 양비입니다. 장비는 여기 배종찬 소장이고요. 배 장비입니다. 양비시대다. 심지어는 ‘권력형 디자이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디자이너 하면 또 유명한 분 계시지 않습니까. 고인이 됐지만, 대한민국의 간판 디자이너였던 앙드레김. 지금의 양비를 보면서 앙드레김이 살아있었으면 이렇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너무 나갔어요.’ 양정철 비서관이 다 건드렸어요. 선거 세 개를 다 건드렸습니다. 자 광화문 토크에서 조국 대선 나가라, 유시민 대선 나가라 그러면서 대선을 건드렸어요. 또 서훈 국정원장을 만나면서 총선에 대한 오해를 만들었습니다. 지방선거는 뭐냐, 두 시장을 만난 겁니다. 감히 이런 발언이나 만남은 이인영 원내대표도 못하고요, 이해찬 대표도 못하는 행보거든요.

소: 대표급 행보죠.

배: 반대로 자유한국당의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이런 광폭행보 못하거든요. 당내에서도 입지가 별로 눈에 잘 안 띌 정도인데. 자연스러울 수도 있지만 원내대표나 당대표도 못하는 걸 하다 보니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나갔다.’

소: 정 의원님은 과거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과정에서 전략가로서 1등 공신으로서 역할 하셨으니까, 어떻게 보면 양정철 비서관의 현재 상황을 대비시켜서 내가 보기엔 저 움직임의 전략적 의미는 이런 거 아닐까 하고 추론을 정확하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정: 자기 나름대로는 정치문화를 바꾸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니까 책을 보면, 굉장히 합리적인 얘기들이 많아요. 보수와 진보의 대립 구도를 이제 끝내야 한다. 상생으로 가야 한다. 과거의 싸움은 끝내야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진보진영에서 나오기 힘든 전향적인 얘길 많이 했거든요. 본인으로서는 그런 문화를 한 번 바꿔보고 싶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야심이 만만해요. 근데 그 힘은 어디서 나오냐면 그야말로 공직을 맡지 않는 데서 나오는 거죠.

소: 정권 창출했지만 백의종군했다.

정: 그러면서 뭔가를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고. 근데 그게 마냥 혼자 욕심으로 가냐 이 말이죠. 대통령하고의 교감이 있지 않나.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잖아요. 신임이 있고, 둘의 스토리가 있고. 

소: 그 말씀은 역으로 보면 양정철 원장이 민주연구원장으로서 본인의 위상을 ‘총선의 병참기지다’라고 표현했단 말이에요. 그런 맥락과 의원께서 말씀하신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통해 유추해본다면, 사실상 양 원장의 최근 행보는 대통령의 허가를 받고 하는 행동이라고 보시는 거죠. 그 숨은 맥락이 뭡니까 그렇다면. 대통령은 왜 이런 공간을 양 원장에게 열어주고 있는 겁니까.

정: 다음 총선, 재집권 가면 통합이란 말이 더 부각될 거라고 봐요. 사실 그동안 적폐 청산, 과거와의 싸움 이런 게 계속되고 있어서 피로하게 느끼는데. 그런 거에 대비해서 미리 논의의 문을 열어두려는 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바람직하다고 봐요.

배: 저는 학습효과가 큰 것이. 노무현 정권 때 보면 양비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주목을 많이 받는 시점이 정권 말기거든요. 너무 많은 관심과 견제를 받다 보니까 양비가 제대로 능력 발휘를 못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임기 초중반에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으로서 힘을 갖고 있는 양비를 통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어낸다. 어떻게 보면 이게 과도한 힘이 모아져 있다. 외부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내부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는 게 견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유를 해보자면, 우리가 가장 많이 이야기 들은 것이 ‘삼철’이었거든요. 삼철에서 유일하게 전면에 부상해 있는 게.

소: 삼철이 뭡니까.

배: 허철, 남철 아니고요. 이호철, 전해철, 양정철인데. 지금은 양비시대에요. 전비도 아니고 이비시대도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까 양비 쪽에 지나치게 힘이 모아지는 거에 대해서 내년에 나오는 얘기가 이 부산 공천만큼은 양비 손에 맡길 수 없다. 이런 얘기가 흉흉하게 들려와요. 왜냐하면 지금 부산지역에서의 민심이 이탈하고 있는 시점이거든요. 이걸 양비만 믿고 있다가 우리는 뼈도 못 추린다. 전해철 쪽에서는 또 경기도 권력을 꿈꾸고 있는데 이재명과 만나서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결코 전비에게 마땅찮을 수밖에 없거든요. 삼국지를 보더라도 장비, 관우, 조자룡, 유비 단계를 보면 누군가 튀어나오는 사람은 분명히 안 좋은 일이 생겨요. 이건 데이터 여론 전문가로서 이렇게 의혹 제기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순 있지만, 과연 양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그곳에서 식사하는 것을 정말 기자 스스로가 알았을까 우연히. 그래서 내부의 권력 견제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죠.

소: 그런 부분들이 한 편으로 본다면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양정철 원장의 특수한 관계 속에서 양 원장이 움직일 수 있는 특수한 힘과 공간을 만들어가고 계속 움직여가고 있는 건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당내에서 반대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대통령에 대한 반발.

하단2-1 “정치적 해석 말아 달라”…의미는?

정: 근데 자리 자체가 권력 냄새가 나는 자리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출마를 안 한다고 하거든요. 일체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얘기하는데. 일본의 사카모토 요가나 중국의 차이허가 생각나는데 그게 사실 무서운 거거든요. 끝끝내 자기 말을 지킬 건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만약 지킨다면 그건 우리 정치사회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기대를 해요.

소: 자리를 탐하지 않고.

정: 정치문화를 바꿔내겠다. 이런 얘기까지 한다니까요. 노무현 재단과 박정희 재단이 공동으로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해요 사석에서. 이건 분명한 발상의 전환이죠.

소: 양 원장이 그런 정도의 사고의 통합과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다.

정: 차이허가 사실 위안 스카이가 결국 나중에 손문하고 같이 합작해서 손문이 부주석으로 내려오고 주석이 되면서 결국 나중에 위안 스카이가 친재를 하죠. 그때 위안스카이의 최심복이 차이허였는데. 차이허가 위안스카이에게 선전포고를 합니다. 그 자리에서 내려올래, 나하고 한 판 붙을래. 근데 놀랍게도 위안스카이가 그 자리에서 내려옵니다. 굉장히 복잡한 얘기고 드라마틱한 얘기인데, 차이허가 중국 현대사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는데 그때 차이허가 했던 얘기가 ‘나는 일체 죽을 때까지 공직을 맡지 않겠다.’ 전 인민들이 지지를 보냈죠. 그러니까 위안스카이가 겁먹고 내려와요.

배: 시대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었네요. 자기의 권력을 내려놓음으로써 오히려 힘이 모이는.

소: 자기가 권력을 탐하거나 재물을 탐하지 않고, 배수의 진을 쳐버리고 길을 가니까 다른 사람한테 힘이 실리고.

배: 양정철 원장이 가야 할 길은 중국의 차이허다. 의원님을 차이나는 클라스에 뺏기는 거 아닙니까. 차이허 이야기 오늘 굉장히 감동적인데요.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야당에서 정말 많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 그 핵심이 오해거든요. 양정철이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권력을 노릴 것이라고 보는 거. 그런데 나는 죽을 때까지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이 한 몸 바치겠다. 나는 한국의 차이허가 되겠다고 하면 이해될 수 있겠죠.

소: 일종의 무소유의 힘. 이걸 말씀하신 건데. 지금 민주연구원 보면 이철희 의원이나 백원우 전 의원 등등 부원장들이 막강하게 포진돼있죠. 그렇다면 민주연구원이 앞으로 총선 국면, 나아가서 대선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이것도 양 원장의 최근 행보와 결부 지어 봐야 할 것 같은데 정 의원님은 어떻게 보세요. 지난번에는 여의도연구원이나 민주연구원 별 역할 못한다고 하셨는데.

정: 그 기관 자체가 과대포장돼있었다는 거지, 누가 맡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저는 전략기획총괄 역할을 할 거라고 봐요 총선이나 대선에서. 

소: 전략의 사령탑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럼 결국 양 원장에게 상당한 힘이.

배: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가 총선 아성. 그만큼 권력이 모여 있다. 권력 디자이너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본인은 한 번도 의원 경험이 없는데 세 명의 현역 의원이 자기를 보좌하는 구조가 됐고. 어느 때보다 관심이 많고 또 총선에 대한 영향력은 있고. 그러다 보니까 역대급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저는 가장 중요한 게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것보다 실질적인 전략이 나오는 거. 가장 효과적인 총선을 치를 수 있는 내공이 있느냐, 이게 중요한 건데.

소: 정 의원님. 저는 궁금한 게, 말씀하신 부분 중에 양 원장이 박정희나 노무현 재단까지 포괄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통합. 그렇다면 혹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야권 인사라고 하는 사람들까지 민주당에서 포괄해서 후보로 내보낼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정: 그런 작업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봐요. 인재영입 작업을. 야권 인사도 포함해서. 

소: 그런 식으로 전선을 중도로까지 확장하는 통합적인 총선 전략을 양정철 원장이 짜고 있다. 굉장히 재밌는 얘기네요. 앞으로 양 원장 행보 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