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10년 만에 ‘영원한 동지’ 곁으로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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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인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적 고락 함께한 동반자…향년 97세로 별세

이희호 여사가 6월10일 97세의 일기를 끝으로 별세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그는 현대사의 굴곡을 남편과 함께 겪었다. 

2018년 1월1일 이희호 여사가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2018년 1월1일 이희호 여사가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날 오후 11시37분 이 여사는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노환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왔다. 분향소는 이곳 병원에 차려지며 6월11일 오후 2시부터 조문이 가능하다. 발인은 6월14일 오전 6시.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의 김 전 대통령 묘소 옆에 마련될 예정이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했다. 그리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귀국 후엔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며 축첩 반대, 혼인신고 의무화 등 각종 여권 신장 운동을 이끌었다. 그 와중에 1962년 김 전 대통령을 만나 결혼했다. 

이때부터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가 됐다. 남편이 미국 망명, 납치 사건, 수감, 가택연금 등 온갖 고초를 겪을 때 묵묵히 곁을 지켰다. 1980년 김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 사건에 휘말려 사형선고를 받았을 땐 구명운동에 나섰다. 이 여사는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1998년 김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이 여사는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이후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한국 수석대표로서 기조연설을 했다. 2008년 펴낸 자서전《동행》에선 “극한적 고통과 환희의 양극단을 극적으로 체험한 삶”이라고 회고했다. 2009년엔 김 전 대통령 서거 뒤엔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아 왔다. 

이 여사는 이후 두 차례 방북해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다 최근 지병인 간암이 급격하게 나빠져 고비를 몇 차례 넘겨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여사 서거 직후 애도사를 내고 “하늘에서 평화를 위해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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