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철 “도시 면적 35% 차지하는 공항 이전 대환영”
  • 심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6 15:00
  • 호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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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기철 대구광역시 동구청장
“공항 이전 부지 개발로 20조~30조원 생산유발 효과 기대”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이 동구 전체 면적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공항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생각하면 사실상 도시 절반이 공항의 영향권이라고 봐야 한다. 1958년 K-2 군사공항이 들어서고 1961년 대구공항에 국내선 항공기가 취항하면서 동구는 그야말로 전국 최고의 소음 피해를 겪어왔다. 또한 두 공항의 주변 지역까지 개발에 제한을 받아 발전 속도를 떨어뜨리는 마이너스 효과를 불렀다.”

배기철 동구청장은 반세기가 넘도록 동구의 발목을 잡아온 공항의 이전을 무엇보다 반겼다. K-2 군공항 693만㎡(209만 평)와 민간공항 17만5000㎡(5만3000평)가 떠난 자리와 주변 지역을 신도시로 개발하면 동구가 대구·경북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확신했다.€배 구청장은 공항이 떠난 자리에 새롭게 조성될 신도시는 KTX 동대구역과 신대구-부산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완벽한 교통 인프라, 그리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팔공산과 금호강이 어우러져 주거·환경·교통·관광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신도시에 경제라는 자양분을 공급할 청사진도 아울러 밝혔다. 그는 “공항 이전 부지 인근에 대구혁신도시·첨단의료복합단지·율하도시첨단산업단지·안심뉴타운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 성장동력으로 삼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비상하는 동구의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자신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청
ⓒ 대구광역시 동구청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이 대구·경북의 핫이슈다. 공항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해 온 동구의 감회가 특히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구는 군사공항과 민간공항, 두 개의 공항 때문에 전국 최고의 소음 피해를 겪었다. 또한 도시 전체 면적의 35%(182㎢ 중 63㎢)가 고도제한을 받아 재산권 행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공항과 인접한 39개 학교가 소음 피해에 노출돼 학습권 침해를 받는 등 구민들의 불편이 상당했다. 게다가 공항 여객터미널의 지난해 이용객이 406만 명을 돌파해 수용능력 375만 명을 초과했다. 이용객 포화는 주차 문제를 비롯한 만성적인 민원을 낳았고, 이들의 불편은 고스란히 동구로 돌아왔다. 동구의 살림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정부와 국방부의 이전 결정을 환영하는 이유다.”

공항 이전으로 인한€공동화€우려€목소리도 있다. 이전 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공항 이전을 두고 동구가 지금보다 더 낙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구민들도 있는 줄 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전 부지는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혁신도시와 동대구 벤처밸리, 이시아폴리스, 금호워터폴리스 등 노른자 땅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미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K-2 군공항과 대구공항이 함께 경북으로 이전하면 종전 부지를 중심으로 20조~3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자연친화형 미래복합신도시가 들어설 수 있다. 스마트시티 건설과 연계해 내부 교통망으로 트램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수변 ‘동촌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산업단지 등 대형 국·시책 사업과 제2수목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건립도 공항 이전 후적지 개발 차원에서 더욱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현재 비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포함한 동대구역 일대도 유통과 상업의 핵심지구로 조성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군공항만 옮기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통합신공항이 대구·경북 지역에 가져다줄 경제적 파급효과를 우선적으로 따진다면 K-2 군공항과 민간공항이 함께 옮겨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을 해야 수십 년째 가로막혀 있던 지역개발이 가능해지고, 대형 개발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용 편의성 때문에 도심에서 가까운 대구공항은 그대로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나, 편리성은 현재 위치에 부가가치가 더 높은 시설을 유치할 때 발생하는 이익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 될 거라 생각된다. 기업유치 및 낙후된 구도심 개발, 일자리 창출, 도시 공간구조 재설계, 고도제한 해제 등 플러스 효과가 너무 많다. 결국 공항 이전 부지 및 주변 토지의 생산성이 높아지므로 그 자리에 어떤 기업, 시설이 유치되더라도 지금 공항이 대구시민에게 주는 편익보다는 클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통합 이전이 아니라면 군공항만 단독으로 받아줄 지자체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통합신공항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배기철 동구청장 ⓒ 대구광역시 동구청
통합신공항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배기철 동구청장 ⓒ 대구광역시 동구청

대구를 대표하는 명소인 팔공산과 금호강을 잇는 관광벨트 조성사업 계획이 눈에 띈다.

“팔공산과 금호강은 자연이 대구에 준 최고의 문화자산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불로고분군·옻골마을·화훼단지·봉무공원 등을 연계하는 체류형 관광코스를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단순하게 한 번 들르는 관광이 아니라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콘텐츠들의 연계·상승 효과 도출이 목적이다. 힐링 숲 조성, 고분군 역사공원화, 도동문화마을 조성, 동촌유원지 수변도시 개발 등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머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동구를 문화·관광도시로 발전시키겠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에 관심이 높다. 동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동대구역세권 활성화와 뉴딜사업이 핵심이다. 동대구역 근처에 위치한 동대구벤처밸리에 콘텐츠 기업 육성센터가 내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고속버스터미널 후적지를 포함한 동대구역 일대를 유통과 상업의 핵심지구로 변모시키기 위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의 경우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된 사업을 통해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효목2동 동구시장 일원의 ‘소소한 이야기 소목골’ 사업이다. 이 사업은 마을 경쟁력 구축과 청년 문화융합 생태계 조성을 위해 추진됐다. 사업의 주 내용은 특화된 주거환경 개선, 골목상권 활성화, 청년 인큐베이팅존 조성 등이다. 오는 2021년 사업이 완료되면 효목로 일대가 젊음이 넘치는 거리로 탈바꿈하고 동구시장도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국방부와 대구시의 공항 이전 합의에 이어 정부는 지난 4월 대구공항 통합 이전 최종 부지를 연내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통합신공항 개항은 2025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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