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곰팡이균 번식 ‘주범은 치약’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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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나 식기 세척제로 청소…잘 때는 틀니 빼야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지정한 틀니의 날(7월1일)을 맞아 틀니 관리의 중요성에 부각되고 있다. 틀니를 치약으로 세척하면 오히려 곰팡이균이 번식해 구강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신질환 등의 이유로 임플란트가 불가능한 사람은 틀니 치료를 받는다. 국내 틀니 인구는 약 600만 명이고, 65세 이상 2명 중 1명은 틀니를 사용 중이다. 틀니 인구는 늘었지만 관리를 잘하지 못해 구강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 틀니의 곰팡이균이 입안에 감염돼 생기는 의치성 구내염이 가장 흔하다. 

2017년 대한치과보철학회가 틀니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69.6%)이 의치성 구내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치성 구내염이란 틀니에서 번식한 곰팡이균이 입안이나 주변을 감염시켜 혀, 잇몸, 입술, 볼 안쪽 등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화끈거림, 따가움 등으로 먹거나 말할 때 통증이 심해 일상에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틀니를 끼고 뺄 때도 아파서 틀니 사용 자체를 꺼리게 만들기도 한다. 

국내 한 조사에 따르면, 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치약, 흐르는 물, 소금물 등 잘못된 방법으로 틀니를 세척한다. 치약은 오히려 틀니를 세균의 온상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틀니는 치아보다 약한 플라스틱 재질이기 때문에 일반 치약으로 닦으면 틀니 표면에 상처가 나고 그 틈새에 세균이 번식될 수 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틀니 착용 시간도 문제다. 틀니 사용자의 35% 정도가 종일 틀니를 사용하고 틀니를 끼고 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들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한다. 이때 틀니를 끼고 자면 혀나 틀니에 더 많은 플라크가 낀다. 이 때문에 틀니 구취뿐 아니라 잇몸 조직에 손상이 오거나 잇몸뼈가 더 빨리 손실될 수 있다. 

자연치아와 마찬가지로 매 식사 후 틀니를 빼서 세척해야 한다. 이때 흐르는 실온의 물에 부드러운 솔로 잔여 음식물을 닦아낸다. 이때 치약을 사용하지 말고 그냥 물이나 식기를 세척하는 세제를 이용하면 된다. 

안수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가끔 틀니를 소독한다고 끓는 물에 삶거나 뜨거운 물에 담그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플라스틱 재질인 틀니가 영구 변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틀니를 소독하고 싶다면 별도의 틀니 세정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잠잘 때는 반드시 틀니를 빼야 한다. 잇몸도 휴식이 필요한데, 틀니를 끼고 있는 시간만큼 잇몸은 틀니에 눌린다. 잠자는 동안에는 틀니를 빼고 잇몸에 휴식을 주는 것은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잠자는 동안 빼놓은 틀니는 세정제에 담가 보관하면 의치성 구내염 및 구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제거할 수 있다. 특히 화끈거리거나 욱신거리는 통증과 출혈 등 의치성 구내염 증상이 의심되면, 살균 효과가 있는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안 교수는 “치아나 임플란트가 같이 있는 부분 틀니는 위생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면서 “부분 틀니가 청결하지 않으면 틀니와 연결된 자연 치아나 임플란트까지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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