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
  •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7 10:00
  • 호수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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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양도세, 좀 더 공평하면서도 단순하게 전환해야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변화 조짐을 보이면서 2019년 하반기 주택시장을 둘러싼 예측과 전망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서울 지역에 쏠리고 있는 주택수요를 충족시켜줄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들어 상승세를 전망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세정책을 포함한 대책 마련에 정부가 나설 것을 요구한다. 많은 이들이 한국 주택시장의 문제점으로 낮은 보유세와 양도차익에 대한 과감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든다. 정말 그럴까?

한국의 주택 관련 세금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임기응변적인 대책을 통해 상황에 맞춰 대응해 옴으로써 제도는 복잡해지고 효과는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 시사저널 포토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 시사저널 포토

재산세 강화의 명과 암

주택을 보유하게 되면 재산세, 그리고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된다. 흔히 말하는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개념이다. 주택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언론을 통해 ‘보유세 중과’라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실제로 ‘시가의 1%’라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등장하곤 한다.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부담이 되도록 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자는 논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렇게 ‘보유세 강화’는 당연히 추진돼야 할 정책처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재산세를 비롯한 보유세의 경우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납부한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강화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면 왜 재산세를 납부할까? 재산세는 기본적으로 주택이 위치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에 대한 비용으로 납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재산세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자체 몫으로 간주된다.

재산세는 어느 정도 비율로 납부하는 것이 적당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택 구매가격의 1%를 재산세로 부과한다. 3~4%에 이르는 높은 비율로 재산세를 부과하는 다른 주도 많다. 징벌적 과세로도 보일 수 있는 재산세율에 대해 큰 반발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지역에서 납부된 재산세는 해당 지역의 학교를 비롯한 각종 시설에 쓰이고, 그것을 통해 동네가 발전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서 이렇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압구정동이나 반포의 경우 동 한 곳에서만 수천억원의 재산세가 징수돼 해당 지역에 투입될 것이고, 당연히 그 지역은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반면 주택가격이 저렴한 지역의 경우 계속 낙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의 경우 재산세 공동 과세 제도를 실시해 시와 구가 공동으로 징수·배분하고 있다. 나름의 균형발전 전략이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낸 재산세가 우리 동네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즉 재산세 중과는 혜택 없는 징벌적 과세라는 조세 저항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고령화 추세 심화에 따라 별도 소득이 없는 노년층의 경우 재산세 납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고령층에 대해서는 납부해야 할 재산세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망, 증여 또는 매매 시까지 이연(移延)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에 비해 우리는 이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선뜻 보유세를 높이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

재산세는 기본적으로 지자체 소관이다. 지역별로 주민과 지자체가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 고령화 추세에 맞춰 과세 이연 및 납부유예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보유세는 정말 낮은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한국에선 주택을 구매할 때 1~4%에 이르는 취득세를 납부한다. 주택 거래에 이렇게 많은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우리는 왜 이렇게 높은 취득세율을 부담하고 있는 걸까? 주택 구매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상대적으로 징수에 대한 저항이 낮다. 반면 보유세의 경우 징수에 대한 저항이 크기 때문에 취득세로 대표되는 거래세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한국의 취득세는 몇 년 치 재산세를 미리 선납하는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막연히 보유세가 낮다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담을 살펴보고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주택 구입 시점 가격과 매도 시점의 가격이 차이가 나면 양도소득이 발생한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임대를 통한 지속적인 소득보다는 양도차익에서 기인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짧은 기간에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모든 국민은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가격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양도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은 오래전부터 단기 양도,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세를 실시해 왔다. 반면 1주택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양도세 관련 제도는 부동산 경기에 따라 큰 폭의 변화를 보여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 시에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기도 했다. 주택가격 급등 시에는 1가구 1주택이라 하더라도 일정 기간 이상 실거주 조건을 부여해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를 차단해 왔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중과세와 더불어 조정지역 등에 대한 차등과세를 시행하고 있다.

양도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잠재운다는 명분 아래 양도세 관련 규정은 끊임없이 변화해 오면서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변화하는 제도에 맞춰 이익 극대화나 회피 전략을 추구함으로써 시간이 경과하면 제도의 효과는 반감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새롭고 더 복잡한 제도가 등장하게 된다. 그 결과가 지금의 양도세 관련 규정이다. 내가 얼마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떻게 바꿔야 할까?

부동산 양도세 계산조차 쉽지 않은 현실

주택 양도차익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 전환이 필요하다. 집의 보유량과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차익에 대해서는 기본공제를 부여해 세금을 면제해 주고, 그것을 넘어가는 차익에 대해서는 누진세율을 적용한다면 단순하며 효과적인 제도로 투기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 1인당 주택거래로 얻을 수 있는 양도차익을 일정 수준까지는 기본공제로 비과세해 주고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누진세율로 중과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면 공평하면서 제대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주택 관련 세제는 과거 모든 것이 부족하고 거래가 활발하던 시기에 ‘기본 틀’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한국 주택시장도 점차 선진국과 유사한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단순히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세제를 도구로 활용하는 데서 벗어나 보다 근본적인 틀에서의 변화와 개선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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