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곤충 ‘고소애’ 암환자에 효과적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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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농촌진흥청 공동 연구 결과 

식용 곤충 고소애(갈색거저리)가 암 수술 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과 농촌진흥청 연구팀이 암 수술 후 고소애 분말을 섭취한 환자의 영양 상태와 면역력 수치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2016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은 환자 20명에게 수술 직후 고소애 분말을 사용한 식사를 제공하고, 대조군 14명에게는 기존 환자식을 3주간 제공했다. 그 결과 고소애식을 섭취한 환자가 기존 환자식 대비 평균 열량은 1.4배, 단백질량은 1.5배 더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근육량 3.7%, 제지방량(근육과 골격)이 4.8% 증가했다. 암 환자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PG-SGA 평가) 결과에서도 고소애 섭취군은 90%가 기존 영양 상태를 유지하거나 개선됐지만 대조군은 57.1%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고소애 장기 복용에 따른 환자의 영양 상태 및 면역력 개선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췌담도암과 간암 환자 109명 중 49명은 수술 후 2개월간 식사와 함께 고소애 분말을 섭취하고 대조군 60명은 미숫가루를 섭취했다. 그 결과 열량 섭취율은 차이가 없는 반면 단백질 섭취율은 고소애 섭취군이 약 1.2배 높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또 건강한 세포막의 상태를 반영하는 위상각(Phase angle)이 고소애를 먹은 환자군에서 2.4% 높게 나타났다. 면역세포 중 자연살해세포(NK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 활성도도 고소애 섭취 환자군에서 각각 16.9%,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면역력 개선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박준성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 환자는 상처 치유와 체력 회복을 위해 필수아미노산 함유가 높은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식품을 섭취해야 하지만 육류나 생선 등은 치료로 약해진 상태에서 섭취와 소화가 어려울 수 있다”면서 “고소애식은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암 환자의 영양 상태와 면역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식용곤충 고소애는 2016년 3월 일반 식품 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식용 촉진을 위해 '고소한 애벌레'라는 뜻의 '고소애'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소애는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건강에 좋은 불포화 지방의 함량이 7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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