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 한국 영공 침범…군은 경고사격으로 즉각 대응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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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용기와 동해상에서 편대 비행…연합 공중훈련 추정

폭격기로 추정되는 러시아 군용기가 7월23일 오전,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경고 사격을 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9시9분,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공군기가 경고사격 등 전술조치를 했고, 9시12분 영공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러시아 군용기가 9시33분, 독도 영공을 2차 침범했고, 우리 공군기가 다시 경고사격을 하자 9시37분 독도 영공을 이탈해 북상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추적·감시에 나서고 경고사격 등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다른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도 우리 방공식별구역, 카디즈(KADIZ)에 진입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기 전에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는 동해상에서 편대 비행을 했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 군 당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군용기 2대는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빠져나가는 비행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군용기 ⓒ 연합뉴스
중국 군용기 ⓒ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가장 먼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것은 중국 군용기였다. 중국 군용기 2대가 오전 6시44분쯤 남해의 이어도 북서쪽에서 KADIZ로 진입했다가 오전 7시14분쯤 이어도 동쪽으로 이탈했다.

이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들어가 비행하다가 오전 7시49분쯤 울릉도 남쪽 140㎞ 상공에서 KADIZ로 재진입해 북쪽으로 비행했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비행한 후 오전 8시20분쯤 KADIZ를 벗어났다.

KADIZ를 벗어났던 중국 군용기는 오전 8시33분쯤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서 러시아 군용기 2대와 합류한 후에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는 오전 8시40분쯤 울릉도 북쪽 122㎞ 상공에서 KADIZ로 무단으로 진입했다. 이후 4대는 오전 9시4분쯤 울릉도 남쪽에서 KADIZ를 이탈했다.

이때 이들 군용기와 따로 비행하던 러시아 군용기 1대가 KADIZ에 진입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가 접근을 막는 근접 비행을 실시했지만 러시아 군용기 1대는 오전 9시9분쯤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대해 우리 공군 전투기는 플에러를 투하하고 경고사격을 했다.

그러자 러시아 군용기 1대는 오전 9시12분 독도 영공을 이탈해 오전 9시15분 KADIZ를 떠났다. 이후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다시 오전 9시28분 KADIZ로 진입해 오전 9시33분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가 경고사격에 나서자 러시아 군용기는 오전 9시37분 독도 영공을 이탈해 북쪽으로 비행했으며 오전 9시56분에 KADIZ를 최종적으로 이탈했다.

군 내부에서는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이 있었음에도 두 차례나 영공을 침범한 점,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편대 비행을 실시한 점 등에 비춰 사전에 계획된 중·러 연합 공중훈련이 실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제주도 서남쪽과 동해 NLL 북쪽에서 중국과 러시아 항공기를 식별한 뒤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감시 비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오후 주한 중국 및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을 초치해 항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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