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밀양농어촌관광단지’, 시의회에 발목 잡히나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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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의회 “토지 보상 감정평가 문제 있다”…본회의 회부 거부
밀양시 “도 추천 감정평가 결과…국비 추진사업 승인돼야”

15년 넘게 방치됐던 경남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 시유지에 추진 중인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이 밀양시의회의 재검토 요구 등 벽에 막혀 첫 삽을 떠보지도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밀양시는 부북면 국가나노산업단지와 함께 단장면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을 역점시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시는 2001년부터 개발이 묶여 있는 해당 시유지를 활용해 영남알프스 등 우수한 자연과 표충사·얼음골 등 문화·관광 인프라를 활용, 인구감소와 경기 침체를 격고 있는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관광휴양단지조성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밀양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 조감도.  ©밀양시
밀양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 조감도. ©밀양시

하지만 복병이 발생했다. 시의회는 시가 미촌리 시유지를 밀양관광사업단에 매각하기 위해 제출한 공유재산 변경안 가운데 ‘토지 보상 감정평가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7월 25일 열린 본회의에 회부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시는 토지소유자와 사업자, 경남도가 추천한 3개소 감정평가법인의 결과라며, 한국감정원에 감정평가 적정성 검토에서도 ‘적정’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맞서고 있다.

시의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양분되고 있는 상황이다. 황걸연 총무위원장은 “상임위뿐 아니라 전체 의원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며 “시작은 관광단지였지만 나중에 골프장만 남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호텔도 골프장 부대시설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상득 의장은 “소모성 분쟁을 하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밀양시의 경제 활성화와 밀양농어촌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재검토해 시민의 피부에 와 닿는 경제 활성화에 기여 할 수 있는 사업이 전개돼야 한다”면서 “시의원들이 당 소속을 떠나 밀양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밀양시 손동언 미래전략담당관은 “2018년 9월 승인·고시 등 행정절차를 다 거쳤다. 이후 사업 진행을 위해 먼저 토지 매입을 하고 공공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국비를 확보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만큼 빨리 승인돼야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시민·사회단체, “시의회가 밀양발전 발목 잡고 있다” 실력 행사

지역 주민들과 관변‧시민사회단체도 일부 시의원들이 농어촌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총사업비 3694억 원(공공 1276억 원·민자 2418억 원) 규모인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이 진행되면 지역경제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시의회가 충분한 이유없이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며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제5차 시의회 총무위원회에서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2차 변경 안이 다뤄졌던 7월 24일 오전 시내 곳곳에선 청년회, 마을주민회, 밀사모, 일우회 등 관변‧시민‧사회단체들이 ‘밀양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속한 추진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농어촌관광휴양단지 반대하는 시의원은 즉각 사퇴하라”는 격렬한 시위를 했다.

앞서 지난 7월 23일에는 조간신문에 ‘미촌시유지 밀양시의회는 시민에게 답해야 합니다’란 내용의 전단지가 배포되기도 했다. 이들 단체들은 “2001년부터 시작된 관광개발사업이 그동안 좌초를 거듭하다가 이번엔 대기업까지 유치해 희망이 보였는데, 뜻밖의(시의회 반대) 암초를 만났다”면서 “시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양시의회 총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2차 변경 안을 다루고 있는 모습.  ©밀양시의회
밀양시의회 총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2차 변경안을 다루고 있는 모습. ©밀양시의회

15년 넘게 방치됐던 이 사업은 시가 2016년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으로 방향을 틀어 특수목적법인 밀양관광단지조성사업단(주)을 출범시키면서 본격화 됐다. 밀양시(20%), SC홀딩스(40%), SK건설 (28%), 대우조선해양건설(12%)이 참여하고 있다.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은 단장면 미촌리 940-51번지 일원의 91만 6924㎡ 부지에 공공 및 민자를 합쳐 총사업비 3071억 원을 들여 2021년까지 휴양형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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