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클럽 붕괴’ 사고 예고된 인재였다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7 13: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층 ‘ㄷ’자 형태 복층 철골구조물 불법 증축 의혹
업소 측, 32평 허가 받아 60평 불법 증축 사용
‘순간 와르르’ 2명 사망, 광주수영대회 선수 등 17명 부상

광주의 한 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붕괴로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큰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무너져 내린 구조물이 불법으로 증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7월 27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9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C클럽 내부의 4m 높이 복층 구조물이 붕괴했다. 

7월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사상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진은 사고가 난 클럽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7월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사상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진은 사고가 난 클럽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이 사고로 손님들이 깔리면서 최아무개(38)씨가 현장에서 숨졌으며 중상을 입고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오 아무개(27)씨도 끝내 숨졌다. 

또 1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부상자 중에는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세계수영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다이빙, 수구 선수 등 9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소방당국은 부상자가 총 10명이며 미국 수구선수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부상 정도가 경미해 선수촌으로 돌아간 선수 7명이 더 있었다. 김영돈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1차 브리핑에서 부상자가 총 14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브리핑에서 부상자 숫자를 조정했다. 

이날 사고는 7층 건물 중 2층에 있는 클럽 내부에서 발생했다. 클럽 내부는 2층 구조로 사람이 오갈 수 있도록 ‘ㄷ’자 형태의 복층 철골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다. 

이 구조물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사고가 났다. 숨진 최씨와 부상자들은 59.5㎡ 크기의 구조물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함께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클럽 안에서는 바를 중심으로 수백여 명의 내·외국인 젊은이들이 모여 금요일 밤을 보내고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복층 구조물의 하나인 철제 빔이 무너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이 27일 오전 발생한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에 대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경찰이 27일 오전 발생한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에 대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이번 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사고는 불법 증축으로 인한 예고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해당 클럽은 건물 2층 영업장 내부에 ㄷ자 형태의 복층 구조물을 설치해 영업을 해왔다.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클럽 내 복층 구조물 면적은 약 300㎡으로, 당초 업소 측은 복층을 108㎡(32평)만 허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구 쪽을 제외한 200㎡ 정도는 허가 없이 증축됐다. 허가면적보다 2배 가까이 불법 증축한 것이다. 무너져 내린 부분도 불법 증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무대 상판과 무대를 지탱하던 철제구조물이 분리돼 붕괴된 점을 미뤄 부실시공 의혹도 받고 있다. 

이처럼 허술하게 만들어진 구조물이었지만 클럽 측은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아 손님들은 자유롭게 복층을 오르내렸다. 소방당국은 CCTV 확인을 통해 붕괴 전 370여명이 클럽에 있었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건물은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로 위층에는 극장 등이 있으며 클럽이 있는 2층에서만 피해가 났다. 클럽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20~30대 젊은층이 많이 찾는 곳으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영업을 해왔다.

관할 지자체는 불법 증축 등에 대한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